- 미국, 스텔스 전투기 출격해 대서양에서 미사일 격추
- 미 블링컨 국무장관 참여 예정이었던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전격 취소
- 군사목정 정찰기구 가능성 多... 중국 “민간용 비행선, 국제 관례 엄중히 위반한 것”
미국이 자국 영공에 들어온 중국정찰풍선에 대해 결국 대서양 인근에서 격추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의 과잉반응”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5일 예정됐던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 회담을 위한 토니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도 전격 취소되며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해당 풍산이 영공에 진입한 것을 처음으로 탐지했고, 이달 1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위치한 몬태나주 상공에 풍선이 도달하자 이를 군사적 도발로 인식하고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버스 2~3대 크기로 예상되는 풍선 정찰위성의 잔해로 인한 피해 우려로 계획을 취소했다. 결국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으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다 위 상공에서 정찰 풍선을 격추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해거스타운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수요일(2월 1일)에 브리핑을 받으며 국방부에 가능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격추하라고 지시했다”며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조종사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와 함께 풍선 잔해와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수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보 수집 장비 등이 있는지 정밀 분석해 중국이 정찰 풍선을 보낸 목적을 규명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풍선을 군사적 목적의 정찰 기기로 보고 있다. 해당 물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 등을 지났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다른 풍선이 최근 중남미에서 발견됐으며 이전에도 아시아와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포착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속의 정찰풍선이 높은 고도에서 정찰위성보다 더 넓은 범위를 관찰해 자세한 정보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벤저민 호는 BBC에 “미국의 인프라 시설물이든 뭐든 정보를 빼내고 싶었다면 더 좋은 방법이 많다”며 “풍선은 단순히 미국에 보내는 신호로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서 홀란드 미셸 카네기 국제문제윤리위원회 연구원은 “중국이 심각한 긴장 상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미국 영공까지 침투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풍선은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중국은 기상관측에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도 단순 실수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블레이크 허징거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미국 상공에 풍선을 보내는 것은 완전히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실수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취소되는 등 미·중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마이클 매콜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블링컨 장관이 중국의 군사적 모험주의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이 과민하게 반응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항의를 표시한다”며 “민간용인 이 비행선이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한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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