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에서 PA(의료지원인력) 간호사를 공개 채용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지난 3일 채용공고를 낸 삼성서울병원 측과 이 공고에 지원한 간호사들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6일 의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홈페이지에 ‘방사선종양학과 계약직 PA 간호사’와 ‘간호본부 외래 계약직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간호사’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란 의료법상 간호사에게 허용된 의사에 대한 진료 보조의 범위를 넘어서서 실제로는 의사 대신 약 처방, 각종 진단 및 수술, 처치등 치료행위, 진단서 작성등 사실상 의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말한다.

따라서 국내에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의사 업무이기 때문에 의료사고 시 책임소재, 환자안전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PA간호사가 하는 약 처방, 진단서 작성 등도 모두 불법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지난해 말 PA, SA 등 신규 직역이나 자격 신설을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 만드는 것은 고려한 적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PA간호사는 현행법상 완전히 불법이며, 한국의 내노라 하는 병원에서 조차 불법성과 환자 안전에 대한 인식 없이 이러한 행위가 공공연하게 발생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식으로 충분한 비용을 들여 의사를 채용하지 않고 간호사를 쓰는 것은 철근 비용이 아깝다고 수수깡을 철근 대신 쓴 행위나 다름없는 비윤리적인 행위"라며 "경찰은 그 어떤 외압없이 철저히 수사해 박승우 원장과 불법 채용에 응한 간호사들을 법에 따라 엄히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측은 ‘방사선종양학과 계약직 PA 간호사’와 ‘간호본부 외래 계약직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간호사’ 채용 외에도 정형외과 계약직 PA 간호사와 비뇨의학과 계약직 PA 간호사 채용 공고도 게재했었다. 의료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앞서 게재한 '간호본부 외래 계약직 e-MR PA 간호사 채용' 공고는 현재 페이지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