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회용 수술칼’ 재사용한 의사에 ‘면허 정지’ 처분 적법

- 사마귀 제거 수술 중 3차례에 걸쳐 1회용 수동식 의료용 칼 소독해 재사용
- ”현장조사 당시 위반 사실 확인서 작성... 재사용 사실도 인정“
- ”소독만으로 감염 완전히 못 막는다... 비도덕적 의료행위“

1회용 의료칼을 사용 후 버리지 않고 소독한 뒤 재사용한 의사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내린 1개월간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적접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의사 A씨가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복지부의 판결이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복지부는 현장조사 결과를 근거로 피부과 원장 A씨에 대해 1개월간의 의사면허 정지처분을 내렸다. A씨가 환자 B씨의 오른손 부위 사마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며 총 3차례에 걸쳐 1회용 수동식 의료용 칼을 소독해 재사용하는 비위생적이고 비도덕적인 진료행위를 행했다. 복지부의 처분에 불복한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환자에게 의료기기를 재사용한 사실은 전혀 없고 1회용 수동식 의료용 칼의 재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의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의료기기를 재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에 대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행정청이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받은 경우 해당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작성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현장조사 당시 A씨는 처분사유 전체를 인정하는 내용의 확인서을 작성하고 자필로 서명했다"며 "A씨 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C씨도 현장조사 당시 'B씨에 대한 사마귀 제거 시 A씨의 통상적인 지시에 따라 의료기기를 소독해 재사용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기 재사용에 대해 (A씨와 C씨가 작성한) 확인서의 내용이 서로 부합한다"며 "작성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작성됐다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재사용한 의료기기는 1회용 칼로, 의료기기법에 따라 해당 의료기기 용기에는 '1회용 수동식 의료용 칼', '1회용 의료기기', '재사용금지'라고 기재돼 있다"며 "멸균 후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기를 재사용할 경우 감염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엄격히 금지돼야 하고, 소독 등의 조치로는 감염 등의 위험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볼 수 없다"며 "1회용 칼의 본래 용법과는 달리 이를 재사용하는 것은 비도덕적인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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