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등장할 ‘난치암 희망’ 중입자 치료... 효과도 높지만 조건도 까다롭다

- 과거 방사선 치료 경험 없고 전이암 아닌 국소암에만 효과적
- 해외 중입자 치료 받으러 가면 1~2억 원 수준... 국내는 이보단 저렴하지만 비급여

‘난치암’ 극복의 희망이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입자 치료가 올 상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입자 치료를 ‘꿈의 치료’라고 부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출처 : 메디파나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연세의료원은 올 상반기를 본격 가동을 위한 목표로 삼고 있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일 중입자 치료기는 1대의 고정형과 2대의 회전형 총 3대이다 고정형은 단어 그대로 고정된 형태에서 한쪽 방향으로 중입자를 조사하는 방식이며, 360도 회전하는 회전형은 어느 방향에서든 암세포를 집중 조사할 수 있다.

연세의료원은 전세계 기준으로도 16번째 중입자 치료 센터로 고정형 뿐만 아니라 회전형 2기도 함께 도입해 가동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의료원 측은 가장 먼저 고정형 기기 위주의 치료를 시작해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립선 암 환자부터 순차적인 간격을 두고 다른 암환자에게도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입자 치료는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에는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폐암과 간암, 췌장암 등 3대 난치암과 치료가 어려웠던 골·연부조직 육종, 척상족, 재발성 직장암, 두경부암, 악성 흑색종 등이 치료 적용 가능 대상에 포함된다.

초기일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립선 암의 경우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기도 하고, 주변 정상 장기에는 방사능 피폭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2차 암 발생 문제가 적었다.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만 파괴하고 대부분의 에너지가 발산되고 사라진다.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해당 암이 무조건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중입자 치료는 높은 효과만큼이나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마다 전이된 장기나 범위, 정도가 다른 탓에 연세의원은 다학제진료를 기본으로 전문의간 협의를 통해 중입자 치료 적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중입자 치료는 전이암, 진행성 암에서 효과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전신에 퍼진 암, 위, 대장 등 연동 운동을 하는 장기의 암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면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아 중입자 치료는 위험할 수 있다.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은 부위와 현재 받아야 할 부위가 다르다면 전문의의 소견에 따라서 치료가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조건만 맞으면 난치암에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기에 의료원은 상반기 고정형 1대를 시작으로 이후 회전형 2대까지 가동할 경우 하루에만 약 50여 명의 환자가 치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약 2분 내외이지만 준비 과정에 시간이 필요해 약 30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치료 이후 환자에게 느껴지는 통증도 거의 없기 때문에 곧바로 귀가 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가지 국내 환자들이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1~2억 원의 비용으로 해외로 나가야 했고, 그마저도 제 때 치료받기는 어려웠다. 연세의료원 측은 이 금액보다는 저렴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급여화가 되지 않는 이상 수천만원에 이를 것은 기정사실이다.

물론 중입자 치료는 기존의 방사선 치료와 대비해 조사량이 높아 치료 기간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평균적으로 25회가량 진행되기 때문에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반면 중입자 치료의 경우 암과 환자 위중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2회 정도로 방사선, 양성자 치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치료비용은 1-2회 치료로 끝나는 암 환자라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입자 치료는 조건에만 맞는다면 수술이나 약물치료로 개선하기 어려웠던 난치암들에 강력한 암 살상 효과를 보인다. 현재 3대 난치암인 간암, 폐암,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30%도 되지 않지만 중입자 치료를 통해 이들의 생존율을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세의료원 윤동섭 의료원장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며 “난치암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중입자 치료를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써내려가며 국내 암치료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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