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에 50층짜리 신축 아파트, 얼마나 비쌀까?

- '미니신도시' 압구정 신축 아파트, 경관·보행·녹지·교통체계 모두 살린다
- 강남과 강북 잇는 보행교도 새로 건설... 서울숲·성수·압구정 도보 30분 생활권으로

서울 재건축의 최대어로 꼽히던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가 50층 이상의 초고층으로 탈바꿈해 1만 2천세대 이상 규모를 자랑하는 ‘미니 신도시’로 우뚝 선다. 더군다나 현재는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한강에 보행교가 신설돼 성수동까지 걸어갈 수 있게되고, 아파트 단지에서 한강변까지는 올림픽대로 위로 덮개공원도 들어선다.


▲ 압구정 신축 아파트 조감도 ㅣ 출처 : 서울시

10일 서울시는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단지는 신현대로 불리는 현대 9·11·12차와 대림빌라트(2구역), 현대 1~7·10·13·14차(3구역), 현대 8차와 한양 3·4·6차(4구역), 한양 1·2차(5구역) 등이 포함됐다.

1970~80년대 준공돼 40여년이 넘어선 압구정 아파트는 서울 한강의 중심부에 위치했음에도 판상형의 획일적인 경관을 형성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인접한 한강은 1950년대만 하더라도 배를 띄우고 수영이 가능했으나 1960년대 들어서며 개발이 본격화됐고, 콘크리트로 덮인 채 대형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다소 삭막한 주변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신속통합기획안을 마련하며 한강의 매력과 가치를 살려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대표 주거단지로 조성하는 것에 가장 중점으로 뒀다.

특히 개별단지계획 차원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경관, 보행, 녹지, 교통체계 등 일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계획했다. 기획안에 따르면 압구정 2~5구역(77만 3000㎡)은 50층 내외의 1만 1800세대가 거주하는 여가, 문화 수변의 거점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한다.

부채꼴로 펼쳐져 있는 좋은 입지조건을 가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높이 규제를 없애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 내외로 높였고, 한강변에서 가장 가까운 동도 기존의 15층 규제를 해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혁신적·창의적 디자인이 반영된다면 50층 이상까지도 가능해 3구역 조합의 경우 최고 70층 초고층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남과 강북을 잇는 동호대고와 성수대교를 따라서 광역통경축(조망 확보 공간)을 확보하고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공원 등 강북의 주요 자원과 압구정의 보행통경축을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경관을 유도한다.

한강변의 30m 구간의 경우에는 ‘수변 특화 구간’으로 설정해 주민공유시설과 열린공간, 조망 명소 등 특화 디자인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도시와 자연을 경계없이 융합한 한강변을 조성해 시민들의 이용과 편리를 적극 돕는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수변이 생활이 중심이 되도록 강북인 성수동 지역과 강남인 압구정동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한다.


▲ 출처 : 한경

3구역 조합에 공공기여로 제안된 압구정~성수 보행교(자전거교)가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이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강남의 상업·문화 기능(가로수길, 로데오거리 등)과 강북 글로벌 미래업무지구(삼표지구, 성수동), 서울숲 자연 모두 도보 30분 거리의 생활권에 포함되게 될 전망이다.

보행교는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PM) 등 미래 교통수단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응봉역까지 이어지는 보행교를 통해 보행교를 통해 강북에서 강남에 이르는 거리도 자전거로 출퇴근이 가능해져 주민소통과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역별로 특화된 수변거점도 조성한다. 2구역에 수변 커뮤니티 시설(여가거점), 3구역에 덮개공원(문화거점), 4·5구역에 조망테크공원(조망거점)을 각각 설치한다.

이를 통해 현재는 각기 다른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며 단절되어 있는 ‘한강으로 향하는 길’을 다양한 근린생활시설과 주민공유시설을 갖춘 활력있는 공간으로 개선한다. 가로수길과 병원거리, 압구정로데오 거리와 연결되는 남북간의 보행축은 물론 연도형 상업시설과 주민공동시설, 생태녹지 등도 함께 마련된다.

동서 방향으로는 압구정로를 따라 근린생활시설과 공원을 교차로 배치해 걷고 머무르기 좋은 지역으로 다채로운 보행활동이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3구역의 경우 압구정역에서 가까운 일부분을 3종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역세권 활성화와 함께 상업과 업무, 문화 등 다양한 복합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으로 유도한다. 이와 함께 소셜믹스 차원에서 공공기여 원칙과 구역별 공공임대 주택 확보의 형평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1200여 세대의 공공주택도 확보하도록 했다. 공공임대주택과 분양세대 거주 공간의 배치와 품질은 동일하다.

주거공간의 혁신을 위해서도 향후 조합에 있어 건축설계 시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개개인의 생활양식별로 맞춤형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설계옵션형 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사로봇·드론택배 시스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공유사무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자율주차 시스템 등이 있다.

시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열람공고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은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최종 결정돼 고시된다.

압구정 2~5구역 정비계획 입안 절차도 이와 동시에 진행된다. 강남구청 입안과 주민공람, 구의회 의견청취 등을 거쳐 서울시에 제출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수건위원회 심의 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는 순이다. 다만 시는 큰 문제가 없다면 연말까지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하나 시기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시는 정비계획 추진 과정에서 신속통합기획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단지는 일반 사업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등 업격히 관리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던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에서 한강을 향유할 수 있게끔 도시의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한강의 잠재력을 살린 세계적인 수변도시 모델로서 선도적 주거문화를 이끌어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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