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해가는 지역일수록 의료수요는 높아... 일차·원격의료, 해결책 될까

- 연세대 연구팀, 소멸위험지수와 의료이용 사이 연관성 분석결과 공개
- “소멸위험지역 지속 증가... 의료 수요 대응 방안 필요”
- 소멸위험지역의 일차의료체계 강화, 원격의료 활성화 등 대안으로 제시

우리나라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지역소멸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멸위기가 높은 지역일수록 의료 수요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소멸위험 내 일차의료체계 강화와 원격의료 활성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전국 시군구 228개 지역의 의료이용통계 자료를 분석해 보건행정학회지의 최근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역의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지역의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역 소멸이 지역 의료 이용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며 “보건의료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의 의료비 부담 정도를 파악할 수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 등을 활용해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와 소멸위험지수, 미충족 의료 등을 조사했다. 소멸위험지수가 낮을수록 소멸위험이 커지며 1.0점 이하일 경우 해당 지역이 쇠퇴위험단계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연구결과 우리나라의 소멸위험지역은 지난 2010년 61개에서 2019년까지 95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소멸위험지역과 소멸비위험지역의 구분 없이 의료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입원일수와 내원일수를 비교한 결과 소멸위험지역의 입원일수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 4.79%씩 증가했으며 내원일수도 7.07% 올랐다. 소멸비위험지역의 경우 입원일수의 연 평균 증가율은 11.8%, 내원일수는 9.08% 증가했다.

소멸위험이 높으면 높을수록 의료이용도 더 높아진다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통제하고, 입원진료비·외래진료비·입원일수·내원일수와 소멸위험지수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소멸위험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즉 소멸위험이 낮을수록 입원진료비 12.29%, 외래진료비 7.33%, 입원일수 5.21%, 내원일수 5.54%가 유의미한 수치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소멸위험지수와 입원진료비·외래진료비·입원일수·내원일수 간 유의한 음의 관계를 보였다. 이를 적용하면 소멸위험지수가 하락해 지역의 소멸위기가 높아질수록 의료 이용이 증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소멸위험지역의 의료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차의료체계를 강화하고 원격의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소멸위험지역과 소멸비위험지역 모두 매년 의료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소멸위험지역의 의료 이용 증가는 매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 증가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반면 소멸비위험지역의 의료 이용도 늘어났는데 그만큼 국민 개인이 이용하는 의료가 증가했다는 점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멸위험지역의 의료이용수요 증가에 대비해 일차의료체계를 강화하고 질병 예방과 적절한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며 “다만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서 민간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진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한 만큼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보건의료자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멸위험지역의 거주민의 건강 관리를 위해 원격의료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지역 주민에게 원격의료는 건강관리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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