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은 계속되는데…" 문제는 ‘보건의료 지속가능성’

- “의대정원 확대 등 단기 정책…지속가능성 영향 평가”
- 정재훈 교수, "인구구조 변화 등 장기적 관점 논의 必"

필수‧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근거로 정부에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정책 논의를 추진하고 있으나 미래의 인구구조는 변동하고 거시적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이 결핍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어떤 상황보다 ‘보건의료 지속가능성’ 에 대한 문제 해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정재훈 교수(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는 강릉 세인트존스에서 ‘한국보건의료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주제로 개최한 ‘2023 한국보건행정학회 후기 학술대회’ 기조세션에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정 교수는 “더 이상 싸고 좋은 의료는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재정 전망이라던지 의료비 증가 추세를 보면 매우 암담한 상황” 이라며 보건행정학회 안에서도 미래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갖고 바라보고 있는지 우려가 된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지난 2~3년 동안 겪어 왔던 현실을 보면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안 좋은 상태로 계속해서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수의료 위기나 인력 불균형 등 다양한 문제들이 나오고 있지만 (보건의료) 지속가능성이 이것들을 압도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여러 가지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과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고민들이 선행되기 위해서는 저성장 인구 시나리오대로 갔을 때 재정이 어떻게 될지 (학회) 내부에서도 공유를 해야 하고 국민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필수의료 등) 고민들이 매우 심각하지만 당장 단위 정책에 대한 개선 방안이나 변화에 대한 논의에만 집중돼 있고 거시적 구조에서 논의가 항상 빠져 있다”며 “해결방법이 없더라도 지금의 정책만으로는 10~20년 뒤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재 정부가 필수‧지역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단기 정책들이 보건의료 지속가능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함께 평가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저출산·고령화로 늘어나는 부양인구에 대한 청년층 부담이 커지면 결국 보건의료 지속가능성 문제로 이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출생아 숫자가 지속적으로 몇 년 후 20만명이 됐다고 가정했을 때 의대 정원이 3,000~6,000명이 되면 100명 중 과연 몇 명이 의사가 될 것인지, 이들의 수당은 얼마가 될 것인지, 이들에게 비용을 더 주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나머지 인구는 얼마만큼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고심해 만든 정책들이 잘 안착됐으면 좋겠지만 이같은 정책들이 10년, 20년, 30년 뒤 어떠한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것인지 고민들을 나눠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지속가능성이 당면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의료 공급자, 소비자, 정부 모두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미래 인구 전망과 재정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공유한 상태에서 다음 이뤄지는 (정책적) 논의가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료 공급자, 소비자, 정부 세 집단 모두가 어느 정도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인식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민들에게 보험료는 더 늘어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서비스 제공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공급자에게도 지금과 같은 시장성장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가 비난을 받겠지만 유연하게 누군가는 이런 논의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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