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강제로 일어나”…경주 지진 재난문자, 전국에 보낸 까닭은

30일 새벽시간,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하자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며 이날 새벽 SNS 등에서 잠에서 깨어난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지난 5월 새벽에 서울 지역 경계경보 ‘오발령’을 되새기거나,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에 보내졌던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 기상청은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역에서 이날 새벽 4시55분께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기상청은 이날 새벽 4시55분때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지역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하였다고 밝혔었다. 발생 위치는 북위 35.79도, 동경 129.42도이며 발생 깊이는 12㎞ 지점이다. 이는 앞서서 설명한 지난 5월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지진 이후 올해 발생한 지진 가운데 두번째로 큰 규모인 것이다.

지진계에 기록된 최대 진도는 경북이 Ⅴ(5)다. 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다. 울산은 진도 Ⅳ(4)를, 경남·부산은 진도 Ⅲ(3)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8초 만에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지진이 발생한 경북 경주시와 비교적 먼 지역에 사는 일부 시민들은 재난문자 경보에 잠을 깼거나 매우 놀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경주 지진’ ‘사이렌 소리’ ‘강제 기상’ ‘트라우마’ 등의 열쇳말이 실시간 트랜드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사이렌 소리 때문에 전 국민이 5시에 기상했다” “재난문자 소리에 놀라 진정이 안 된다” “경주에서 먼 곳까지 알림 오는 게 맞나” 등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로) 경계경보 오발령 때 강제 기상한 뒤로 사이렌 소리가 싫어졌다” 등 지난 5월31일 서울지역 경계경보 오발령 사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막상 재난문자 안 오면 안 왔다고 비판할 것 아니냐” “누군가에게는 재난을 피하고,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일이다” “큰 지진 피해가 없길 바랄 뿐이다” 등 이러한 반응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이번 재난문자가 전국에 발송된 것은 기상청 훈련인 ‘지진 재난문자방송 운영규정’에 따른 조처다.

지진 재난문자방송 운영규정에는 내륙에서 규모 4.0 이상~ 5.0 미만, 해역에서 규모 4.5 이상~5.0 미만의 지진이 발생하면 전국에 재난문자를 보내게 돼 있다. 다만 규모 3.0 이상 3.5 미만은 지진 발생 위치를 중심으로 반경 50㎞, 규모 3.5 이상 4.0 미만은 반경 80㎞ 광역시·도에만 재난문자를 보낸다. 이는 앞서 지난 2019년 7월 지진 규모에 따른 재난문자방송 송출 대상 지역을 추가한 데 따른 것이다.

재난의 경중에 따라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60데시벨(㏈) 이상의 위급재난문자가 울린다. 내륙에서 규모 3.0 이상 6.0 미만, 해역에서 규모 3.5 이상 6.0 미만의 지진이 발생하면 40데시벨 이상의 긴급재난문자가 울린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진발생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새벽 6시 기준 현재까지 피해접수는 없는 상황이다. 소방청에 접수된 유감신고는 경북 49건, 울산 40건, 대구 10건, 부산 6건, 충남 1건, 전북 1건 등 총 107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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