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발생한 '묻지마 식빵 테러' 사건이 2년 만에 재조명되면서, 당시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24년 7월 4일, 여러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A씨는 게시물을 통해 "강남역 카페에서 묻지마 빵 싸대기를 맞았다. 칼이나 포크, 염산이었으면 (어쩔 뻔했냐)"라며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한 여성이 갑자기 테이블에 앉아있던 A씨에게 플라스틱 상자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상자 안에 있던 식빵이 튕겨 나와 A씨의 얼굴에 맞는 순간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돌발적인 상황에 A씨와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고, 물체를 던진 여성은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영상은 잠시 후 A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해 여성을 쫓아가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A씨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에 신고하려 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모두 작성하고 영상도 보여줬지만, 담당 형사라는 분이 와서 '얼굴도 안 나오고 CCTV로는 절대 못 잡는다'면서 '이거 말고도 중범죄 사건들로 바쁘다, 안 다쳤으면 된 거 아니냐. 그냥 가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A씨는 더 이상의 조치 없이 경찰서를 나왔다고 한다.
A씨는 이 사건이 2년 전에 발생했으며,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추억'으로 남기자는 생각에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경찰이 명백한 '묻지마 폭행' 사건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측은 해명에 나섰다. 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사건이 경찰 기록에 전혀 남아 있지 않으며, 심지어 반려했다는 기록조차 없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고소·고발 반려제로 인해 수사할 만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소·고발장은 돌려보냈다는 설명이다.
경찰 측은 또한 2023년 8월부터 수사규칙 개정안 도입으로 경찰의 고소·고발 반려제가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접수되는 사건은 반려할 수 없고 무조건 검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의 사건은 반려 내역에도 따로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피해 상담을 했지만 기록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과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묻지마 범죄'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과 CCTV 영상 증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의 업무 태만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강남경찰서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파했다"며 "재수사를 원해 고소장을 내면 적극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온 이러한 반응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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