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추모현장에 "토마토 주스 돼버린"…심각한 조롱 쪽지 논란

"인간성 상실" 추모 공간 훼손에 시민들 분노
경찰, 부적절 쪽지 작성자 수사 착수 검토
온라인상 혐오표현 규제 필요성 재점화

2024년 7월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에 남겨진 부적절한 쪽지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9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추모공간에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쪽지가 남겨져 누리꾼들이 공분하고 있다. 사진은 시청역 7번 출구 사고 현장에 놓인 논란의 쪽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청역 참사 현장에 충격적인 조롱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 게시물에는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사고 현장의 추모 공간에 놓인 조화와 쪽지들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빨간 글씨로 쓰인 한 쪽지의 내용이었다. 해당 쪽지에는 "토마토주스가 되어버린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충격적인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참사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 쪽지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즉각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충격받아서 말문이 막힌다", "제정신이냐", "수사가 필요하다", "인간성이 얼마나 망가져야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현재 이 쪽지는 추모 공간에서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제의 쪽지 옆에 놓인 다른 쪽지들의 내용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쪽지에는 "명복을 빈다.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라는 내용과 함께 "나 그래도 멀리서 왔어♡", "너의 다음 생을 응원해♡ 잘가"와 같은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것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명백하게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글"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추모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톤과 이모티콘 사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편, 이번 사고는 7월 1일 오후 9시 27분경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했다.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를 낸 대형 참사였다. 사고 직후부터 현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국화꽃을 놓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 차모 씨는 현재 갈비뼈 골절 등의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차 씨는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조만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과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에 익명성을 악용한 비윤리적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심 내 교통안전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 현장 주변 도로의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도 고령 운전자 관리 강화와 보행자 보호 대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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