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및 내부통제 부실 문제 지적,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M&A 성패 좌우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신속 도출 예정…3등급 이하 하향 조정 시 인수 무산 우려
자본금 증액 등 추가 조치로 인수 가능성 여전히 열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2000억원대 부당대출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우리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합병(M&A)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며, 평가 결과가 3등급 이하로 하향 조정되면 M&A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및 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과 리스크 관리의 경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불법대출은 기존에 알려진 350억원 이외에도 추가로 380억원이 적발되어 총 730억원 규모로 확인되었다. 이 중 451억원은 현 경영진이 취임한 이후 취급된 것으로 밝혀지며,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한번 제기되었다.
또한,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달성을 위해 부당대출 1604억원을 취급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되었으며, 이 중 987억원은 현 경영진 체제에서 취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인한 손실을 숨기기 위해 평가 데이터를 왜곡한 점과 자본비율 리스크 관리에서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이번 검사 결과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의 지분을 총 1조5494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자회사를 편입하기 위해서는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의 종합등급을 받아야 한다. 만약 이번 평가에서 우리금융이 3등급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인수합병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실태평가를 신속하게 도출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중에 금융위원회에 정기검사 결과를 송부하고, 3월 중에는 금융위가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가 3등급으로 내려갈 경우, 인수 합병이 무산되지 않더라도 금융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추가적인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의 조치가 요구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3등급으로 평가하더라도 인수합병이 바로 무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제10조에 따르면,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의 조치를 통해 등급을 회복할 수 있다면 금융위원회가 이를 인정하고 경영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종 결정권은 금융위원회에 있으며, 3등급이 나오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의 계획을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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