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러시아가 망할까? 라는 생각에 전문가들이 말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유동성공급자(LP)의 유동성 공급 문제와 그에 따른 상폐 또는 거래중단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해외 상장 러시아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상장폐지 또는 신주발행 일시 중단을 발표하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러시아 증시 반등에 베팅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 ERUS·XMRC 신주발행 일시 중단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1일(현지시간) 1억500만달러 규모의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ERUS)'의 신주 발생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약 30개의 러시아 관련 주식에 투자하며 이 중 90% 이상이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다. 현재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이틀째 폐장 상태다.
블랙록은 이번 신주발행 중단에 대해 "러시아 기업과 은행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와 러시아 증권거래소 폐쇄, 러시아 정부의 자본통제 이후 러시아 증시와 통화 유동성이 크게 하락하면서 필요에 따라 신주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DWS인베스트먼트도 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X트랙커 MSCI 러시아 캡트 스왑 UCITS ETF(XMRC.UK)'의 신주 발행 및 환매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전날에는 디렉시온이 MVIS 러시아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불 2X 셰어즈(RUSL)'를 상장폐지한다고 공지했다. MVIS 러시아 지수는 러시아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이거나 매출의 50% 이상이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기업들로 구성돼있다.
투자자들은 신주발행이 중단되더라도 해당 ETF를 여전히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폐쇄형 펀드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 가격이 해당 ETF의 기초자산과 크게 다를 수 있다.
실제 ERUS는 1일 기준 거래자산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이 136%로 확대됐다. 현재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반에크 벡터 러시아 ETF(RSX)'의 괴리율도 74%로 급등했다.
◆ 투자자 '야수의 심장으로 베팅' 전문가들 '매도가 정석'
이같은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RSX에 4억42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현재 ETF 가격이 실제 러시아 주식의 순자산가치보다 훨씬 더 높게 책정돼있기 때문에 단기차익을 노리고 투자자들이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상장폐지와 거래 중단 위험이 있다며 매수에 신중하라고 조언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잇단 신주 발행 중단은 운용사 입장에서 시장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요(투자자 매수)는 많은데 공급(주식 신규설정)이 제한되기 때문에 NAV 대비 높은 가격에서 거래될 우려가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매도 대응이 적절하다"며 "시간을 적으로 두고 매매하는 전략이 성공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러시아 주식형 ETF가 기초지수로 삼고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러시아 지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MSCI 측은 조만간 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주식 시장의 접근성과 투자 가능성의 수준을 검토한 후 'MSCI 러시아 지수'를 없애거나 러시아를 MSCI 신흥국(EM) 지수에서 편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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