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ON] 바야흐로 배달의 시대. 뜨거운 배달비 논란. 배달비 인상 찬성vs반대

-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성, 경제적 생활권 보장 등을 이유로 들며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
- 소비자들은 배달팁이 슬금슬금 오르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고 불만을 토로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그동안의 외식 문화가 배달 음식 문화로 넘어가 현재는 그 수요가 절정에 이르렀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과 같은 전문 배달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배달은 언택트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배달 서비스의 발달은 배달비 적정성 논쟁이라는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몰고 왔다. 과연 현재의 배달비는 적당한 것일까? 아니면 지나치게 높아 인하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 갈수록 올라가는 배달비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보다 배달'이 일상이 된 요즘, 배달비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배달비로 인해 업주들은 마진이 줄었다고 아우성이고,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슬금슬금 배달팁이 오르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반면 배달 노동자들은 안전성, 경제적 생활권 보장 등 라이더 보호의 이유를 들며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로 인한 편리함은 커졌지만, 배달기사(라이더) 부족과 배달비 급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 배달비가 오르는 이유는?
갈수록 비싸지는 배달비의 주범으로는 라이더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기존에는 음식 배달만 있었다면, 최근에는 화장품, 생필품, 음료 등으로 배달 범위가 넓어지며 라이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원들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대기업 운영 서비스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는 상대적으로 높은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고, 거리와 우천 시 할증도 붙어 일반 대행보다 배달원들이 최대 2배 이상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일부 업체는 지역 배달료를 1,000원 가까이 인상했다.


"배달비 증가는 배달 수요 급증과 라이더 부족이라는 시장구조 탓이다. 배달앱이나 배달대행업체들도 적자가 커지고 있다. 누가 승자인지 모르겠다"(배달대행업체 관계자)



◆ 현행 배달비 지급 구조
보통 배달앱 주문 시 배달비는 수도권의 경우 1.5km 이내는 3,000원~3,500원 정도다. 여기에 거리가 늘면 500m당 500원의 추가 할증을 받고, 심야·우천·폭염 시 일정 금액이 추가되는 체계인데, 배달팁을 구체적으로 얼마로 할지는 업주가 주문금액이나 거리, 경영 환경 등에 따라 직접 결정한다.

< 배달비(라이더 수입+배달대행업체 수수료+배달 프로그램 사용료) >
= 배달팁(소비자가 내는 돈) + 배달료(업주가 배달대행업체에 지불)


"비가 와서 할증까지 내야 할 때는 차라리 택시에 실어 보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들이 음식 가격은 그러려니 하지만, 배달팁에는 민감해서 이중가격을 책정하거나, 최소 주문금액을 조정하기도 한다"(음식점주)


◆ 외국의 배달 수수료는?
현재 국내 평균 수수료는 대부분이 6.8%~15%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 배달업체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일본 등의 수수료는 기본 20% 정도인데, 이는 우리와 비교해 보았을 때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러한 배달 수수료의 차이는 그동안 '무료 배달' 문화에 익숙해있던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이다. 때문에 배달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






◆ 배달비에 대한 인식

"배달 노동은 공짜가 아니다. 가뜩이나 힘든 일인데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오르는 게 맞다"


◆ 기본 배달료만 오르지 않는 상황?
"배달의민족은 자체 플랫폼을 통해 모집한 라이더들에게 기본 3000원에 거리 할증을 더해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5년 서비스 출범 이후 현재까지 동일한 수준이다. 요기요의 경우도 자체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익스프레스에 비슷한 체계를 적용, 1년여 기간 동안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기존에 3100이었던 기본 배달료를 2500원으로 오히려 기본 배달료를 인하했다"


◆ 갈수록 증가하는 비용
"지난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산재보험법도 업계의 수수료 인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전까지는 특수형태근로자와 플랫폼 종사자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하면 의무 가입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개정법으로 인해 가입이 의무화됐다. 더군다나 내년 1월부터는 고용보험도 의무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과 같은 배달료를 받고 사업을 유지하기에는 운영상 부담이 있어 수수료를 올리는 추세이다."(배달대행업체)


◆ 배달원에 안정적 생활 보장의 측면

"라이너들이 수입에서 수입에서 소득세 3.3%와 오토바이 유지비, 기름값, 4대 보험료 등 온갖 것들을 다 부담하는데, 거기에 하루라도 아파서 근무를 못하면 일당이 날아간다. 일반적으로 시급 2만 5,000원 정도는 돼야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되는데, 현재는 1만 5,000원~2만 원 선이다"

참고) 시급 2만 5,000원은 한 건당 4,000원을 배달 수수료로 잡았을 때 한 시간에 6건을 배달했을 때 나오는 계산이다. 이렇게 일 8시간 주 5일 근무 시 한 달에 400만 원의 월급이 산정된다.


◆ 안전성의 측면
"지금 기본 배달료가 어떤 지역은 2000원 대고 어떤 지역은 4000원을 넘어 변동적이다. 특히 배달대행업체는 워낙 기본 배달료가 낮아 배달 노동자 입장에서는 경쟁적으로 여러 개의 콜을 잡아야 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 배달비에 대한 인식

"편리함에 지출하는 비용이 편리를 넘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음식점에서 직접 배달하면서 배달비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배달료가 너무 빨리 오르는 것 같다. 요즘은 배달 수수료가 택시비보다 비싼 상황이다."


◆ 실질적으로는 증가한 수입

"기본 배달료만 보고 기사님의 수입이 수년째 정체돼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오히려 배달앱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별 라이더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쿠팡이츠의 경우 직전 달 700건 이상을 소화한 이륜차 배달기사는 기본단가와 할증을 합쳐 최소 건당 6500원을 보장받고 있다. 같은 근무 강도를 유지할 경우 최소 월 455만 원의 수익(보험 및 유지관리비 제외)을 낼 수 있는 셈이다"


◆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소비트렌드 변화로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는 영업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는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 배달업 노동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노사가 적정 수준의 배달료를 정하려면 종속된 관계여야 하는데 라이더 분들은 오히려 개인 사업자로, 자유롭게 일하고 뛰는 만큼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측면이 있다. 기본 배달료를 법적으로 정해주면 안정화는 되겠지만 지금 모든 회사들이 그럴 상황이 아니다. 시장 파이는 커지고 있고 언젠가 수익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프로모션을 하며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일 뿐이다"


◆ 안전성의 측면
"기본 배달료 인상이 안전 보장으로 이어질지와 관련해서 의문을 갖는다. 오히려 배달업계에선 AI(인공지능) 추천 배차 시스템으로 안전 문제가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좋은 콜을 서로 받으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쳐다보다 발생했던 사고율을 낮췄기 때문이다"


배달비 시대...정답 없는 문제

아직은 배달 산업이 활성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정한 기본 배달료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시점이다.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사회적 담론을 가진다면 적정한 기본 배달료 합의에 도달해, 모두가 만족하는 배달 문화가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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