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ON]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에 격화된 토론.. 찬성 vs 반대

-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인민원발급기 추가 설치,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 요원을 배치할 예정
- 여권 발급이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 같은 일부 업무의 경우 발급기나 인터넷으로 처리가 안돼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다수의 구청은 내년 1월부터 차례로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위해 점심시간 휴무제에 찬성 의견이 있는 반면, 관공서 방문 시간이 제한적인 직장인이나 대면 방식이 익숙한 중·장년 층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찬반 양측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휴무제를 시행하는 구는 무인민원발급기나 온라인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지만 주민 혼선과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찬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등장 배경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란 공무원들의 휴식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평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민원업무를 쉬는 제도이다. 현재 전국 법원 민원실과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15곳 지자체가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현재 민원창구의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는 광주시 5개 지자체와 경기 양평·양주·오산, 충북 보은, 충남 부여, 전북 남원, 전남 순천·무안·담양·장성·곡성·고흥, 경남 고성 등 18곳이었다.

이처럼 점심시간 휴무제는 전국 지자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로, 기초단체에서 광역단체로 이어지면서 전국 지자체로 확대되고 있다.


"모든 '면'이 아닌 일부 면·동에서만 시행해 '풍선효과'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점심시간 휴무제는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공무원 노조)


▲ 본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법으로 보장된 점심시간
점심시간 휴무제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법으로 명시돼 있다.

<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
-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3시까지로 한다. 다만, 단체장은 직무의 성질, 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시간 범위 내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정해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모든 공무원은 점심 1시간의 휴식권을 법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민원담당 공무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가보면 대부분의 지자체는 단체장의 지시에 따라 오전 11시~낮 12시, 낮 12시~오후 1시로 나눠 두 개 조가 교대로 식사를 하며 민원을 받고 있었다.

특히 짧은 점심시간에 민원인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민원 담당자들은 제때 교대를 하지 못하고, 결국 시간에 쫓겨 사무실 한켠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아예 점심을 거르는 경우가 다반사로 드러났다. 특히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민원의 경우 업무 특성상 상담이 길어져 시간을 맞춰 교대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민원담당자의 점심시간 근무는 근무 외 시간으로 시간외 수당 청구도 하지 못한다. 그동안 민원인 불편을 고려해 담당 공무원들이 정신적 피로 등을 감수하면서 관행적으로 점심시간에 교대 근무를 해왔다"(전국공무원노조)


◆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휴무제를 시행하는 구에서는 민원인의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홈페이지 배너 게재, 통화연결음 송출, 전광판 송출, 현수막·포스터 노출 등 온·오프라인 매체를 이용한 홍보로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또한 무인민원발급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 요원을 배치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주민 혼선과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여권 발급이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 같은 일부 업무의 경우 발급기나 인터넷으로 처리가 안돼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전자기기 사용이 서툰 고령층도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찬성, 반대 각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 공무원도 한 명의 근로자
"각종 민원업무 처리로 중식시간을 현실적으로 보장받기 힘들었던 공무원들에게 최소한의 근로자의 권리를 위해 점심시간 휴식은 필요하다. 이제는 공무원 조직 구성이 실질적으로 확대된 만큼 공무원들도 점심시간에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인정하는 문화가 장착돼야 한다. 사용자인 구·군청은 이제까지 수십 년간 주민들을 핑계로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자신의 입맛대로 '이때 먹어라', '저때 먹어라'라고 지시하며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유린해왔다"(공무원노조)


"근로기준법상 8시간 근로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해 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법으로 정해진 시간만큼은 온전히 쉬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 근로조건 개선의 필요성
"민원서류를 온라인으로 발급하는 사례가 많은 데다 민원실, 동 주민센터, 보건소 등의 근무자들은 당번 근무 때문에 동료들끼리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근무시간 준수를 통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점심시간 의무휴무가 필요하다"

◆ 코로나19로 인한 공무원 업무 증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무원 노동 강도가 세졌다.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해야 구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거라고 본다"


◆ 점심시간 근무의 비효율성
"현행 법령상 권한이 없는 공무원은 민원발급을 해줄 수 없어 점심 교대 근무를 하더라도 요청 민원에 맞는 공무원이 없으면 결국 기다려야 한다. 더욱이 점심시간 이후 방문하는 민원인들도 교대 근무로 인해 직원들이 자리를 비워 기다리는 등 민원업무가 지연되거나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다수의 직장인은 점심시간에만 방문이 가능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민원 업무를 보기 위해 점심시간이 식사를 포기하고 관공서를 찾는 경우가 많다. 관공서 운영 시간 동안 할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에, 폭넓은 민원행정으로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 또한 공무원의 역할일 것이다"


◆ 사회적 약자 배려
"점심시간에 굳이 구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일 가능성이 크다. 무인발급기와 온라인을 통해 민원인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와 전국공무원노조의 입장은 어불성설이다. 무인발급기로 한다면 공무원이 있을 이유가 무엇일까? 노인이나 장애인이 오는 경우도 많은데 말이 안 된다. 기계로 대체할 거라면 공무원 자체를 줄여야 한다"


◆ 무인발급기·인터넷 발급의 한계
"모르는 것이 많아 직원에게 질문을 해야 할 경우가 아직도 많은데, 이제는 직장에서 눈치를 보며 나와서 해야 할 생각을 하니 일반 직장인들은 막막해진다. 간단한 서류 발급은 인터넷이나 무인발급기 등 비대면으로 가능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감증명과 여권발급·전입신고 등 창구에서 대면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의 경우 점심시간에는 불가능해 민원인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 부동산 계약 등 특정 업무 분야의 마비
"아파트와 주택 매매 시 직장인 대부분은 점심시간을 이용한다. 부동산 계약 시 인감증명서 발급과 서류 확인이 필요한데 점심시간에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중개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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