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ON]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찬성 vs 반대

-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폐쇄적인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의료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의료현장을 상세히 기록하는 디지털 장치가 필요하므로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당연하다고 주장
- 의료계에서는 실효성은 물론 의사들의 적극적인 의료 행위를 막아 국내 의료가 후퇴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

최근 일부 병원의 '대리 수술'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가 의료계는 물론 국가적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여론과 국회 다수당인 여당은 일단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 긍정적인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 당사지인 의료계는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극히 일부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전 의료기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대하고 있다

◆ 찬반이 명확하게 갈리는 법안
수술실 내 CCTV 설치법은 환자들의 찬성과 의료진의 반대가 명확하게 갈리는 사안이다. 시민단체와 환자들은 폐쇄적인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의료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의료현장을 상세히 기록하는 디지털 장치가 필요하므로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실효성은 물론 의사들의 적극적인 의료 행위를 막아 국내 의료가 후퇴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내놓고 있다.



◆ 법안 살펴보기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의료법 개정)>

CCTV설치 대상자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 개설자
촬영 대상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실시하는 수술
촬영 의무
환자 또는 보호자 요청시
(응급수술·위험도 높은 수술·전공의 수련을 저해하는 경우 거부 가능)
녹음
녹음 기능 사용 불가
열람 요건
- 수사·재판 수행을 위해 관계 기관이 요청하는 경우
- 의료중재원이 조정·중재 업무 수행을 위해 요청하는 경우
- 환자 및 해당 의료행위에 참여한 정보주체가 모두 동의한 경우
위반행위 및 처벌
- 누구든지 정보 탐지, 누출, 변조, 훼손 금지
- 벌칙 :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시행일
공포 후 2년

일단 개정안은 6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법안은 실제 2023년 하반기에야 적용된다. 제도 시행 준비를 위해 법안 공포 후 시행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  믿을 수 없는 병원의 의무기록지
현재 시스템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하여 민·형사상 법적 분쟁으로 가게 되면 결국 CCTV가 없는 한, 사법기관은 당시 의료진이 주관적으로 작성하는 작성된 의무기록지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처음부터 의료진이 자신들의 과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후적으로 추가·수정까지 가능해 그 진실성을 담보할 수 없다. 사건의 당사자인 의료진이 처음부터 방어적으로 기재했기 때문에 의무기록지만을 가지고 의료 과실을 밝혀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 의료인의 기본권 침해는 문제 삼을 수준 아님
의료계는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과도한 근로 감시 행위이며 의료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크게 문제 삼을 수준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CCTV는 곳곳에 설치되어왔으며, 그때마다 개인의 기본권 침해 논란에 부딪혀왔다. 그런데도 지속해서 CCTV가 설치될 수 있었던 이유는 CCTV가 가져다주는 범죄 근절이라는 공익 때문이었다. 수술실 내의 CCTV도 그렇다. 전반적인 수술 상황과 의료진의 신원을 확인함으로써 각종 의료사고 및 범죄 등을 예방하고 추후의 의료분쟁 시에 증거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공익이 크다. 또한, 의료인에게 있어 수술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공적 공간으로, 이곳에 CCTV를 설치해도 의료인의 민감한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가능성은 없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사례 역시 존재한다. 지난 2015년 5월, 사생활 침해의 이유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CCTV 설치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정했다. CCTV 의무 설치로 인해 보육교사 등의 기본권에 제약이 가해짐은 인정하나, 아동학대 근절과 보육환경의 안정성 확보는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즉,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사회적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할 필요가 있는 중대한 공익으로 본 것이다.

◆ 적극적 의료 행위 저해 우려에 대한 반박
“돌발 상황이 굉장히 많은 수술들에서의 방어적인 진료나 소극적인 진료가 될 수 있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료진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돼 결국은 환자가 피해를 본다”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제기되어온 주장은,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의료진의 효율적인 진료행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CCTV가 달린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147명을 대상으로 CCTV가 수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그 결과 75%가 넘는 의료진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고 한다.


또한, 법안을 보자면 수술실 CCTV 의무화법 제38조의2 제2항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촬영을 거부할 수 없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그 정당한 사유로 ‘응급수술’, ‘고위험 수술’, ‘전공의 수련 목적’ 등을 제시했다. 이미 충분히 수술의 효율성을 고려했고 예외적인 사항까지 생각해서 법령에 명시한 것이다. 그렇기에 CCTV가 적극적 의료 행위를 저해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은 이를 근거로 반박될 수 있다.

◆ 다수의 국민들이 찬성
상술한 내용 이외에도 수술실 CCTV 의무화법이 정당성을 가지는 데에는 한 가지 분명한 근거가 더 있다.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국민 의견 조사에서는 참여자의 약 98%가 ‘수술실 내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데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국민의 대부분이 현재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료사고 및 불법 의료 행위로 인한 분쟁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과연 의료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의지와 능력이 있었던가? 국민의 필요와 요구로 생겨난 수술실 CCTV 의무화법을 의료계가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 각종 의료 범죄 예방
최근 부산의 한 병원 원장이 수술 환자를 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마취로 인해 의식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몹쓸 짓을 한 이번 사건을 두고 논란의 ‘수술실 CCTV’ 필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는 눈이 많은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보다는 소형 병원에서 이런 사건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술실내 CCTV가 있었다면 이 같은 사건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여기는 피해자가 많다.

◆ 국민의 알권리 충족
의료인에게는 의무기록 작성·보관 의무가 있다. 이는 헌법상 환자의 알 권리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따라서 수술실을 포함해 모든 진료실에 CCTV를 설치해 환자의 알 권리가 보장되게 해야 한다.

◆ CCTV 설치 외에도 추가 방법도 병행해야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대안으로도 불법행위를 한 의료인에 대한 면허 박탈, 보호자의 수술실 입회, 의료 블랙박스와 같은 수술실 내부 정보기록 장치 설치 등이 제기되어왔다. 분명 충분히 효율적인 수단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제기된 방안들은 CCTV 설치와 양립 불가능한 것들이 아니다. 이 방안들을 절충안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병행하는 것이 소기의 목적에도 부합하면서 의료의 질 또한 상승시킬 수 있는 길일 것이다.







◆ 종국적으로는 의료의 질적 저하 초래
수술실은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공간임과 동시에 잠재적으로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등 환자의 치료와 안전이 최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수술실 CCTV 설치는 의료진을 상시 감시 상태에 두어, 의료진의 집중력을 저해를 초래하고, 의료진에게 과도한 긴장을 유발하여 의료 행위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는 역설적인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으며,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처 미흡 및 최선의 진료를 방해하여 최적의 수술 환경 조성이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능동적·적극적이어야 할 수술실이 의료진의 방어적·소극적 대처로 이어져, 환자에게 심각한 위협을 끼칠 수 있고 결국 환자의 건강권이 침해될 것이다.


◆ 의료인과 환자와의 신뢰관계 저해

우리나라의 의료사고 발생률이 세계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극히 일부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사건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부풀려 불필요한 공포심을 확대·재생산하고 일반화해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게 된다면, 이는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수술실을 잠재적 범죄 장소로 취급하는 것이며, 이는 환자에 대한 인권 침해는 물론 같이 일하는 간호사 등 의료진의 인권 침해와도 연결될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의료진과 환자 간의 신뢰관계 구축을 저해할 것이다.


◆ 의료분쟁을 부추기는 역효과 발생
치료 과정에서는 의사와 환자, 보호자 사이의 신뢰가 근간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진료 행위에서, 당초 환자가 예상 가능한 합병증·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나 정상적인 치료에 대해서도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족이 발생할 때마다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촬영 자료 열람을 요청하는 것은 빈번한 의료분쟁으로 확대시킬 수 있어,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고, 이는 불필요한 논쟁이나 오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종국적으로는 의료분쟁을 부치기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사생활 침해의 우려
수술실은 환자의 환부, 나체와 같은 극히 민감한 사생활 영역이 의료 행위를 위하여 외부에 노출되는 장소이며,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이다. 수술실 CCTV 설치·운영으로 인해 실제 수술 진행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감추고 싶은 남녀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가 빈번히 노출되는 장소인 만큼, 네트워크 전문가가 전무한 의료기관의 보안 취약성을 노린 악성 해커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고, N번방 같은 비밀 채팅방과 음란물 공유 사이트에 환자 신체의 일부가 노출된 수술 영상이 돌아다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영상 유출 우려에 따른 환자의 불안감 가중은 물론 환자 본인의 사회적 명성이나 사생활 등에 심각한 침해가 발생할 것이다.

또한 정보의 축적은 곧 언제든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반증인 것이므로, 정보 유출 가능성이 0%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 IT 보안팀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청와대, 국방부, 금융기관, 심지어 국민건강보험공단조차도 정보 유출이 빈번한 상황에서 일선 의료기관의 경우, 해킹 및 백도어에 대한 보안을 완벽하게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무엇보다도 영상 정보의 유출 후 2차, 3차 피해 발생 또한 우려된다.


◆ 국민의 기본권 침해

▷헌법 제 37조 제 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헌법이 정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인 자유와 권리는 극히 한정적인 경우에만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하다. 즉 CCTV 설치와 사용으로 누군가의 자유와 권리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의사도 근로자의 한명인데 다른 일반 근로자와는 차별된 사업장 내 CCTV 강체 설치로 사생활 침해를 감수하라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이다.


◆ CCTV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CCTV 만능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은 '내로남불'과 '갈라치기'를 역지사지해봐야 한다. 이것이 범죄 예방의 만능이라면 CCTV의 천국인 중국은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정부는 CCTV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압도적임을 추진 근거로 삼고 있는데, 똑같은 여론조사 기관에 국회의원 혹은 시도지사, 공무원 집무실에 CCTV 설치를 찬성하느냐고 여론조사를 해본다면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 국회의원, 공무원, 시도지사가 부적절한 뇌물수수, 기부금 유용, 성 추문을 저질렀다고 전체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시민단체 사무실에 CCTV를 달아서 전 국민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자고 한다면 당사자들은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에게는 온화한 잣대를 적용하고 남에게는 가혹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특정 부문 의료 인력 부족 문제 심화
앞서 언급한 다수의 부작용이나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실 내 CCTV 설치·운영 의무화 입법 추진을 강행할 경우 의사, 환자 간 분쟁과 더불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외과계열 전공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외과계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하게 될 것이다.


◆ 막대한 세금의 부담감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대리 수술 등 문제 근절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수술실을 운영하는 모든 의료기관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할 경우 설치에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바,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가 재정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


의료행위를 소매치기나 강도 등과 같은 선상에서 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라고 하면 의료행위의 선의성(善意性)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것이다. 외국도 수술실 내부 CCTV를 강제로 촬영하는 사례는 없다. 심지어는 인권 보호를 위해 안면인식도 금지하는 세상이다. 믿지 못할 의사에게 건강과 치료와 수술을 맡길 국민은 없다. 누가 뭐라 해도 의료인은 가장 신뢰받는 직업 중 하나다. 더 많은 환자를 살리려면 의사에 대한 신뢰가 파괴되지 않길 바란다. 국내 외과의사 6000명. 이중 생사를 오가는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일부에 불과하다. 주52시간 근무도 연차 25일도 없이 헌신하고 있다. 이들에게 감시카메라를 들이댄다면 몇 명 남지 않은 외과의사의 씨가 말라버릴 것이다. 그야말로 교각살우.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현명히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 소송 브로커의 등장은 필연
CCTV 설치로 인해 의료 사고로 인한 소송은 높아질 것이며 배상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의료 소송을 부채질할 소송 브로커가 판을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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