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가 개입해 쉽게 창업하게 쉽게 망하는 현 상황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
- 개인 창업의 자유를 국가가 제한하고 창업과 폐업을 통해 자연스러운 경쟁과 조정이 이뤄지는 시장을 통제하겠다는 해석도 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코로나19로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과관련해 '음식점총량제'를 언급해 정치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자영업자, 특히 요식업이 포화 상태라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개인 창업의 자유를 국가가 제한하고 창업과 폐업을 통해 자연스러운 경쟁과 조정이 이뤄지는 시장을 통제하겠다는 해석도 가능해 정치권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측은 '실제로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발 뺏지만, 반대측은 시장규제와 창업 규제로 해설될 여지가 큰 이번 발언이 '이재명식 국가관'의 요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 음식점 총량제 발언의 배경에 대하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높은 요식업 폐업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른바 '음식점 총량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실제 음식점의 창업·폐업 현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한 해에도 수만 개의 음식점이 새로 문을 열고, 또 닫고 있다.
<2020년 창업·폐업 음식점 수>
- 창업한 음식점 : 6만 5천 806개
- 폐업한 음식점 : 5만 4천 437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을 단순 계산하면 82.7%로, 일반음식점은 10개가 창업할 때 8개 이상은 폐업한 셈이다. 또한 음식점 폐업률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보아도 두 배 가까이 높은 편이기도 한 상황이다.
<2019년 산업별 폐업률>
- 음식점 폐업률 : 21.5%
- 전체 산업 평균 폐업률 : 11.5%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식업계 창업의 경우 준비가 덜 된 예비창업자들의 유입으로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국내에 음식점이 워낙 많아서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하면 인구 대비 3배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쟁도 심하고 창업해서 진입하더라도 못 버티고 폐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이재명 후보, '음식점 총량제'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열린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과도한 음식점 창업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고 해서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 먹는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고 해서 많은 분이 자영업에 뛰어든다. 그러나 숫자로 보면 연간 수만 개가 폐업하고 그만큼 생겨나는 문제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 고민을 했었다. 공동체는 구성원이 함정에 빠지지 않게, 위험에 처하지 않게, 전체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한 역할이다. 불나방들이 촛불을 향해 모여드는 건 좋은데 너무 지나치게 가까이가 촛불에 타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게 국가공동체를 책임지는 공직자의 책임이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주장했다.
◆ 음식점 총량제에 대한 논쟁 시작
ㅣ이재명 입장 요약ㅣ
이 후보의 총량제 발언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현실의 자영업 상황을 '개미지옥'으로 이해하고 있음
- 총량제에 대해서는 '좋은 규제'라고 생각하고 있음
- 국가가 개입해 쉽게 창업하게 쉽게 망하는 현 상황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존재
- 그 방법 중 하나로 '총량제'를 선택
- 폐업을 '자살'에 비견될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
- 추후 변형된 형태의 '총량제' 시행 가능성도 존재
ㅣ비판의 목소리ㅣ
한국의 자영업 폐업률이 높은 것은 단지 결과일 뿐인데, 이를 총량제로 제한할 경우 또 다른 사회 갈등 발생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것이 권리금·영업권의 문제인데, 자영업을 총량으로 규제할 경우 기존 업주의 권리는 보장될 수 있으나, 신규 진입 희망자에겐 커다란 장벽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즉, 좋은 자리에 선점한 자영업자들의 권리금 몫만 키울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 소상공인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 외면하지 말아야
"소상공인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건 '방 안의 코끼리'처럼 모두가 알면서도 너무 거대하고 무거워서 다들 언급을 꺼린다. 자유시장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미국조차도 소상공인의 과잉 경쟁을 막는 여러 규제들을 두고 있는데 한국에서 소상공인 진입장벽을 이야기하면 '반시장주의자' 소리를 듣는다. 이 후보가 음식점 총량 허가제까지 고민한 건 소상공인이 직면한 문제들이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는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창업 비용은 '억 소리'나게 들어가는데, 몇 년 후 싹 다 폐업하는 현실이 무한 반복되는 지금의 사태를 깊게 되돌아봐야 한다. 음식점 총량제 즉시 도입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후보의 문제의식은 동의하고 있다"
◆ 백종원 대표의 발언 인용
이재명 캠프의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음식점 허가 총량제' 논란에 대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옹호에 나섰습니다.
"외국 같은 경우는 새로운 자리에 영업을 열려면 최소한 1~2년이 걸린다. 자영업의 진입장벽을 높게 해서 준비과정을 거친 뒤 들어오게 해야 한다" (백종원 더본코리아대표)
이에 외식업계에서는 음식점 총량제 방식이 아니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업계의 진입장벽을 높일 필요성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장 음식점 총량제를 시행한다고 하면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선 죽어도 불가능하다. 국가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의 현실을 인지시키고, 그 기간 중 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 총량제와 연계한다면 좋은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선량한 규제의 필요성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해서 못 하긴 했는데 총량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자살할 자유가 자유가 아니고, 불량식품을 사 먹을 자유도 자유가 아니듯,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도 자유가 아니다. 즉, 선량한 국가에 의한 선량한 규제는 필요하다. (음식점 운영권 등을) 200만~300만 원 받고 팔게 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가맹업자에 대한 제어도 필요
"음식점이 인구 대비 너무 많다. 시장 진입이 쉽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이다. 장벽을 세워야 한다. 외식시장의 부피를 과도하게 키우는 가맹사업자에 대한 제어도 있어야 한다. 과도한 경쟁으로 다 같이 죽어나가는 것을 뻔히 보고도 당사자끼리 알아서 하게 국가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할 순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주체가 과도하게 경쟁을 하여 시장실패의 상황이 닥치면 이를 제어하는 게 국가의 의무이다."(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음식점 총량을 국가가 규제할 수는 없는 거다. 시장에 맡기면 (경쟁력이 없는 음식점은) 알아서 도태되고 그걸 통해서 음식의 질이 높아진다. 문제는 결국 노동시장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이분들은 자영업의 꿈을 꾸고 경쟁하겠다고 시장에 들어온 분들이 아니라 그냥 명퇴 당해서 할 수 없이 여는 분들이다. 이런 근본적인 구조적 원인들을 내버려 두고 그냥 수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공산주의국가에서나 가능한 발상이다"(진중권 전 교수)
◆ 이준석 : 포퓰리즘 정책 경계해야
"음식점 허가 총량제는 현재 자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분들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 야권 지지세가 강해지니 신규 사업자 진입을 막을 것처럼 '할리우드 액션'을 통해서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신규 사업자 진입 제한을 통한 음식점 총량제 같은 경우에는 가면을 찢으면 불공정 문제가 나타난다. 진짜 자영업자들의 표를 얻고 싶다면 그분들이 간절하게 바라시는 전액손실보상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길 바란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윤석열 : 전체주의적 발상 경계
"음식점 허가 총량제는 그야말로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이 같은 위험한 경제관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를 더 강력한 간섭과 통제의 늪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결국에는 우리 경제를 망가뜨리고 말 것이다. 또한 허가총량제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자영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국가 산업 전반에까지 확대되고, 결국 국가 산업 전반을 통제하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권 주자)
◆ 홍준표 : 구시대적 관권 행정
"음식점 허가 총량제는 헌법상 영업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험한 발상으로 기득권 보호를 위한 구시대적 관권 행정에 불과하다. 기회의 평등을 부르짖으며 새로운 참여의 기회를 원칙적으로 박탈하겠다는 반헌법적 작태이며, 이재명식 포퓰리즘 증오 정치의 발현이다"(홍준표 국민의힘 대권 주자)
◆ 정부의 역할은 최소한에 그쳐야
"소규모 자영업의 대표적 업종인 음식점의 수나 창업·폐업을 정부가 통제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발상이다.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도 크다. 설사 자영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해도 정부의 역할은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의 자율적인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중심이 돼야 한다"
◆ 또 다른 차별을 유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했거나 퇴직한 사람들이 별다른 대안이 없어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근본 원인을 도외시한 채 숫자를 통제하겠다는 건 결코 해법일 수 없다. 실행된다면 경쟁이 줄어들 테니 기존 자영업자들에겐 과도한 혜택일 테고, 진입이 어려워진 신규 사업자에겐 과도한 차별이 될 터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는 선택권을 빼앗기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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