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공공요금 인상…尹정부 '원가주의'에 전기료 급등 우려

-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원가주의'에 따라 인상폭을 반영하면 전기요금 상승은 당연한 수순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가스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작년 말 예고된 것이지만 물가 오름세가 악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공공요금이 인상되면서 고물가 상황에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옥죄고 있다. 여기에다 올 하반기인 7월·10월에도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치솟는 물가 속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8.4% 인상됐다. 이는 한 달 만의 인상으로, 지난 4월1일 기준원료비 조정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1.8% 오른 데 이어 이달에도 또 한 차례 인상된 것이다. 서울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가스요금 부담은 두 달 새 총 3310원가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4월에는 한국전력공사도 기준연료비 및 기후환경요금을 인상하면서 전기요금도 kWh당 총 6.9원이 올랐다. 이에 따라 4인 가족의 월평균 전기요금 부담은 2120원가량 늘었다.

전기·가스요금 모두 지난해 말 예고된 바 있다. 가스요금은 미수금이 늘어나자 지난해 말 2022년 민수용(주택용·일반용) 원료비 정산단가 조정안을 의결해 단계적으로 요금을 올리기로 했고, 전기요금 역시 올해 적용할 기준연료비를 총 9.8원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억' 소리나는 고물가 상황 속, 지난해 예고된 올해 공공요금 인상분이 아직도 남았다는 사실이다. 가스요금은 오는 7월과 10월에도 인상이 예고되어 있고, 전기요금도 10월 추가 인상이 계획되어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전기요금 동결'을 내세웠지만, 하반기 전기요금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는 전기요금에 대한 '원가주의' 원칙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원가주의'에 따라 인상폭을 반영하면 전기요금 상승은 당연한 수순이다.

인수위 경제2분과는 지난달 28일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과 5대 중점 과제'를 발표하면서 한전이 지난해 5조9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수위는 "잘못된 전기 가격 결정 정책 관행에서 (한전의 적자가) 비롯됐다고 진단한다"며 "전기 가격을 독립적으로 원가주의에 입각해 결정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수위는 새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해 요금 인상 요인을 완화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지만, 결과적으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원가주의 원칙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연료비 연동제의 인상 한도가 더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전기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이에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마다 발표되는데, 직전 분기 대비 최대 ±3원/kWh, 연간 ±5원/kWh 한도로 설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2분기에 최대 ±3원/kWh을 올린다 해도, 이미 벌어진 연료비 인상분을 메꿀 수는 없기에 연료비 조정단가의 인상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실제 한전은 지난달 산업부에 '2분기 연료비 인상폭'을 33원/kWh으로 산정해 제출했다. 이같은 한전의 상황을 볼 때에도 연료비 조정단가의 최대치를 확대하는 등 전기요금을 현실화 할 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한편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의 오름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요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11%에 달했고, 도시가스 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전기·가스·수도 물가 상승률은 6.8%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9월(7.9%) 이후 4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