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교섭이 교착사태에 빠진 상황에서 네이버 노조가 사상 첫 파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999년 창사 이래 23년 만에 첫 파업 예고다. 이에 따라 실제 파업이 진행될 경우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많은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예정이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26일 오전 서울 상연재 시청점에서 열린 ‘5개 계열사 단체행동 방향성 설명 기자 간담회’에서 5개 계열사들의 쟁의 행위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이번 쟁의 행위에서 게임 요소를 접목해 ‘이루기 위해서 즐기는 투쟁’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쟁의행위의 행동 수위에 따라 착한 맛, 순한 맛, 매운맛, 아주 매운 맛으로 분류하였으며, 각각의 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을 ‘퀘스트’로 지칭했다. 해당 퀘스트에 해당하는 쟁의행위에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들이 참여한다면 다음 퀘스트로 진행하는 쟁의 행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공동성명 측의 설명에 따르면 아주 매운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에는 최고 수위의 쟁의인 파업이 포함되어 있다. 쟁의 찬반 투표를 앞두고 진행한 간담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파업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 계열사들의 주된 업무는 CS(고객 만족)부터 장애 관제, QA(서비스 출시 이전 검수 작업) 등 서비스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파업이 진행된다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추측된다.

공동성명은 이 자리에서 5개 계열사의 교섭이 결렬되고 쟁의까지 치닫게 된 것에는 네이버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5개 계열사들의 임금 및 복지 개선을 위해서는 최상위 지배 기업인 네이버의 적극적인 개입과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이들 기업의 감사보고서에도 영업 관계에서 모기업인 네이버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음이 드러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의 발표에 따르면 임금의 경우 신입 초임을 기준으로 5개 계열사 중 가장 낮은 곳은 2400~2500만원 수준으로 네이버와 비교해 약 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또한 업무환경지원과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모기업인 네이버와 일부 계열사에 지급하고 있는 월 30만원의 개인 업무지원비는 이들 5개 계열사들에는 전혀 지급되고 있지 않다.

앞서 네이버 5개 계열사는 초봉이 본사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계열사 차별 문제를 제기하고 지난달에는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네이버 자회사이자 이들의 모기업인 네이버 INS와 임금,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되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나 노사 간의 입장차가 너무 크다는 조정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조정이 중지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