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엔 “예약” 택시만... 택시 앱 사용할 줄 몰라 진땀

- 60대 3명 중 2명은 거리에서 직접 택시 잡아
- 음성인식을 통한 택시 호출 기능이나 지자체 수준의 노인 맞춤형 특별 교통서비스 마련 시급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택시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택시 앱을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택시 대란 최대 피해자’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연구원의 ‘2021년 택시 서비스 시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법인 택시 운전자 중 91.4%가 카카오 T를 비롯한 택시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승객들의 이용 방식을 보면, 20대와 30대 젊은 층의 경우 택시 앱을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72.8%에 달했지만 60대에서는 20·30대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34.8%로 나타났다. 거리에서 택시를 잡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0·30대는 각각 26.2%, 25.7%에 그쳤지만, 60대는 64.6%에 달했다. 60대의 3명 중 2명은 앱을 사용하지 않고 거리에서 빈 택시를 기다린다는 이야기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택시 수가 줄면서 빈 택시를 잡는 것은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코로나 유행 직전인 2019년 말 10만 명이 넘던 전국 법인 택시 운전자 수는 올해 5월 기준 7만명 수준까지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전면적으로 해제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 택시 운전자 대부분이 앱으로 예약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에 서툰 60대 이상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다.

택시 운전자 입장에서는 앱을 이용하면 미리 승객의 행선지를 알고 승객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대다수 택시 운전사가 사용한다. 그러나 60대 이상 택시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앱을 사용할 줄 모르면 택시도 못 타는 시대가 왔다”면서 “앱 사용 방법이라도 제대로 안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해법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폰 사용 교육 강화와 고령층을 배려한 앱 기능 추가 등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시는 서울시민청 스마트서울전시관에서 중장년층 대상 디지털기기 활용 교육을 시행 중이지만, 컴퓨터 활용 교육 비중이 스마트폰 교육 비중의 3배에 달하는 등 아직 스마트폰에 대한 이용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한 설정이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고령층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통화 용도 위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당장 실생활에 필요한 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실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면서 “이와 동시에 앱 개발사는 음성을 통한 택시 호출 기능 등 대안을 도입하고, 지자체는 노인 맞춤형 특별 교통 서비스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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