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서울 시내 도로보다 속력 반토막... 통행량도 압도적으로 많아 개선 필요
- 지상에는 공원 등 시민편의시설 건설 추진
걷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최악의 정체구간’으로 꼽히는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상부 공간에는 공원과 여가문화 공간 등 시민편의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26일, 스페인 마드리드시를 방문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마드리드 리오공원을 찾아 이러한 내용의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의 지하화 계획을 발표했다. 리오공원은 지난 2007년 마드리드 만사나레스강 인근의 M30 고속도로를 지하로 재구조화하고, 상부에 조성된 8km 길이의 대규모 수변공원이다. 도로로 단절됐던 공간을 수변공원으로 탈바꿈시켰을 뿐 아니라 지상교통 문제를 해소한 사례로 꼽힌다.
해당 도로들이 정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수치로 보자면 강변북로의 현재 평균 통행 속도는 31.9km/h, 경부간선도로의 평균 통행 속도는 28.3km/h이다. 이는 서울 시내 다른 자동차 전용 도로인 내부순환로(56.7㎞/h), 올림픽대로(54.7㎞/h), 강변북로(52㎞/h), 우면산로(50.9㎞/h), 분당수서로(50.7㎞/h), 동부간선도로(50.4㎞/h) 등보다도 통행 속도가 훨씬 느리다.
교통량 또한 다른 도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강변북로를 이용하는 하루 교통량은 20~25만 대, 경부간선도로는 16~24만 대이다. '교통량 대 용량비 값'(교통시설의 용량에 대한 수요 교통량의 비를 수치로 환산한 것)으로 보면 도로가 교통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교통량 대 용량비' 수치가 1을 넘어서면 교통량이 지어진 도로 용량을 초과한다는 의미로 강변북로는 0.9~1.1, 경부간선도로는 1.12~1.46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공간 재편을 추진하면서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 위로 차가 다니던 지상부를 수변·여가·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선 강변북로에서 지하화가 추진되는 구간은 가양대교~영동대교 구간으로 17.4㎞다. 시 관계자는 “이 곳은 동서축의 가장 막히는 도로로 지하화를 통해 도로용량을 확대해 간선도로로서 기능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지상부와 한강을 연결해 수변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경부고속도로의 서울시 구간인 양재 나들목~한남대교 남단(7.0㎞)의 지하화도 추진된다. 시 관계자는 “극심한 지·정체와 도시 단절 문제가 발생하는 경부간선도로의 지하화를 통해 만성 교통난을 해소하고 지상부는 시민 여가공간 및 지역 필요 시설을 조성하고 단절된 동·서측 생활권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 강변북로 재구주화 및 경부간선도로 기능고도화에 대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 2024년 이후 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오 시장 재임 당시였던 지난 2009년 강변북로 지하화(원효대교~한강대교)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원효대교~한강대교 1.9㎞ 구간이 땅속으로 들어가고 지상 공간에는 문화·레저 시설을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박원순 전 시장 취임 이후 관련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를 통해 오 시장이 서울시에 재입성하면서 시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을 통해 한강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아름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