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3개 의약단체 공동 반대 성명 발표에 일각에서 ”가장 피해보는 것은 의원급“ 비판
- 우봉식 소장 “전체 비대면진료 중 의원급이 88% 비중, 전체 의료 건수에 비하면 고작 3%”
정치권과 의료계의 의료현안협의체가 중단된 이후 3개 의약단체가 공동으로 비대면진료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며 공동행동에 나선 가운데 비대면 진료가 중단될 경우 의원급 의사들에게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서울시의사회·서울시약사회·서울시내과의사회는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비대면 진료·약 배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한내과의사회 역시 지난 18일 열린 제1회 개원경영 및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비대면 진료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 패스트트랙 사태로 비대면 진료 등의 현안을 논의하던 의료현안협의체가 잠정중단되면서, 의료계가 기존 의·정합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의료현안협의체 재개 후 비대면 진료를 원점에서 재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3개 의약단체는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도를 섣부르게 도입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코로나19가 엔데믹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더 이상 유지할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에 비해 오진의 위험성이 높고 의료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며 “조제약 배달은 불명확한 복약상담으로 인해 약물복용의 오류나 약화사고 등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부 현장의 의사들은 이런 의료단체들의 공동대응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연구소장은 비대면 진료의 실태를 설명하며 이를 찬성하는 의사들을 ‘노조’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연구소장은 “2020년 2월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2022년 6월까지 2년 4개월동안 총 1,500만 여건의 비대면 진료로 약 3,900억 원의 수입이 났다”며 “건수를 분석해보면 의원급이 약 1,400만 여건에 육박해 87.9%를 차지했고, 병원급(6.2%), 종합병원(4.0%), 상급종합병원(1.9%)순으로 나타났다”고 현 실태를 분석했다.
이어 “전체 외래 청구건수에서 비대면 진료는 2020년 0.21%, 2021년 0.25%, 2022년 3.01%(상반기까지, 예상치)에 불과하다”면서 “2021년 기준으로 일본의 경우, 전체 외래 진료건수의 4.1%가 비대면 진료이고, 영국의 경우에는 38.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가지 못한 채 총진료 건수의 1%도 되지 않는 비대면 진료를 향해 근거가 부족한 논리들로 반대하고 있다”며 “의사들의 목소리를 마치 개혁에 반대하는 노조처럼 보이게 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국민 건강과 의료계 발전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또 “오는 4월이면 코로나 팬데믹 종료가 확실시 되는 상황 속에서 정치권에서 비대면 진료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 의원급 중심으로 비대면진료를 하겠다고 논의하고 있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코로나19로 재정악화에 시달리는 의원급 병원들만 정치권·의료계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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