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만 있어도 폐업 부르는 ‘지급 보류’, 헌재 23일 위헌성 판단

- 헌재, 오는 23일 건보법 등 헌법소원심판 신고 선고 예정
- 무죄추청 원칙 벗어난 채 과도한 징계로 억울한 폐업만 는다
- 사무장 병원 난립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사무장병원 협의만 있더라도 요양급여비용 지급 보류가 되는 현 건강보건법이 위헌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헌법재판소가 사안을 접수해 심판대에 올렸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3일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과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3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선고를 내린다고 밝혔다.



이번 소원을 청구한 A의료법인이 운영하는 B병원은 수사기관으로부터 사무장 병원이라는 의심을 받아 요양급여비용 지급이 보류되자 지난 2018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A의료법인은 같은 해 7월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공방 속에 무죄가 최종 확인됐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기관의 개설 주체를 의료인과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의료법인)으로 제한된다. 만일 건강보험공단이 이를 어긴 것으로 판단한 요양기관에 대해 법원 판결로 혐의가 확정되지 않더라도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 보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A의료법인은 헌소에 이어 형사 사건을 담당한 2심(항소심) 법원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난 2019년 7월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지난 2021년 7월 헌재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해당 법조항이 요양기관 권리 침해인지 아니면 보호 수단인지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A의료법인 측은 판결도 전에 수사 결과만 보고 지급 보류를 결정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해당 법 조항이 재산권이나 평등권, 직업 수행의 자유까지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A의료법인 측 법률대리인은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전면 보류하면 대부분 의료기관은 폐업을 피할 수 없고 경영진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는다"면서 "추후 무죄나 무혐의 판결을 받더라도 이미 병원은 폐업한 뒤다. 폐업에 대한 보상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의료법인은 무죄가 확정됐지만 요양급여비용 지급 보류 처분된 B병원은 폐업 수순을 밟았다.

공단 측은 사무장병원 난립으로 인한 부당 급여를 막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급 보류는 공단 고유 권한이고 판결에 따라 요양기관 손해를 보전해주므로 위헌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공단 측은 "사무장 병원으로 인한 재정 누수 규모가 4조원대에 이른다. 이는 건전하고 투명한 건강보험체계 아래 정당한 자격을 갖추고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의료인들에게도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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