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걸리던 치매검사, 20분으로 줄인다... 테블릿 검사로 대체

- 국내 첫 종합신경심리검사·컴퓨터선별검사 등 치매검사 비교 분석 연구 발표
- 민감도 81.7%, 특이도 84.9%로 컴퓨터 검사도 객관적 진단 정확도 확보

치매 전 단계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진단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복잡하고 2시간에 가까운 걸리는 종합신경심리검사가 꼽힌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당 검사를 간단한 컴퓨터 검사를 통해 대체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분석 결과가 나와 의료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오는 5월 1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K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종합신경심리검사와 태블릿 등을 이용한 컴퓨터 인지선별검사를 정밀 비교한 연구가 게재될 예정이다. 종합신경심리검사는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 aMCI)의 진단을 위한 표준 검사이다.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단계 증상으로 간주되는 만큼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해 꼭 거쳐야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검사는 평가자의 대면 검사일 뿐만 아니라 최대 2시간에 걸쳐 자필로 문항을 입력하며 진행되는 점에서 순응도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검사가 테블릿 등을 활용한 컴퓨터 인지선별검사(Inbrain Cognitive Screening Test, Inbrain CST)이다. 평가지가 따로 필요하지 않고, 검사 또한 체크 방식으로 30분 안에 끝난다는 편리성에 종합신경심리검사를 보완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컴퓨터 인지선별검사가 종합신경심리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결국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톨릭 의과대학 이익성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종합신경심리검사와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를 직접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얼마나 정확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를 통해 알아보기 위한 시도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93명을 포함해 인지장애가 없는 73명 등 총 16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종합심리검사와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객관적인 경도인지장애 기준으로 -1.0SD를 설정했을때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의 민감도는 81.7%, 특이도는 84.9%를 기록했다. 또한 양성 예측도는 87.4%, 음성 예측도는 78.5%를 기록했다. 양성 및 음성 우도비는 각각 5.4233 및 0.2152였다.

30분만에 끝낼 수 있는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로도 치매 환자 10명 중 9명은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 종합신경심리검사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다른 요인을 제외하고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의 진단 정확도는 83.1%를 기록했다. 오류율은 16.9%였다.

나아가 종합신경심리검사와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상 비교시 환자군의 인구통계학적 및 임상적 특성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령과 성별, 교육, 아밀로이드 양성, MMSE 점수, 임상 치매 등급(CDR), 우울증 및 불안 척도 검사 등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해마와 부해마의 용적, 알츠하이머병 관련 주요 영역(Alzheimer signature)의 피질 두께 또한 두 검사법 상에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면에서 전문가들은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가 종합신경심리검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0분만에 컴퓨터를 기반으로 곧바로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2시간여 자필로 집중해 항목별 답변을 적고 나아가 평가자의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 검사에 비해 이점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 기반 검사는 태블릿 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순응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매우 비용효과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가 종합신경심리검사와 비교해 경도인지장애 진단에 충분한 민감도와 특이도, 양성 및 음성 우도비, 정확도와 오류율을 기록했다"며 "두 검사법을 비교한 국내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종합신경심리검사와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에서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된 환자들의 임상적, 신경영상학적 특성도 매우 유사했다"며 "컴퓨터 인지선별 검사가 종합신경심리검사의 한계를 보완하는 매우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