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70대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2시간여를 허비하다 결국 사망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환자를 이송하게 된 구급대는 급박하게 병원 10여 곳에 치료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병실 부족,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이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0시 28분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향리 편도 1차로 도로에서 70대 A씨가 후진하던 그랜저에 치여 크게 다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신고 접수 10분 만에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환자를 실고 복강 내 출혈 등 A씨의 의심 증상을 설명하며 여러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수소문 했다.

그러나 인근 대학병원 등 병원들로부터 되돌아 온 답은 중환자실 병상 부족, 전문의 부재 등의 이유로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이에 구급대는 급한 대로 신갈의 한 병원에서 1차 응급처치를 받기 위해 이송했으나 그 곳에서도 역시 병실이 부족해 다른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이에 구급대는 다시 병원찾기에 나섰고, 결국 의정부시의 한 병원으로부터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방향을 경기도 북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결국 이송 도중 A씨의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됐고, 결국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구급대는 A씨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전속력으로 병원으로 향했지만 A씨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나 도착한 병원에서 결국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고에 환자 이송을 위해 헬기 동원 등도 고려했으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