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에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는 서울시의 비판
- 사회적 협의나 사업 지표 마련을 못해
본격적으로 계도기간을 끝내고 시작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목표가 없이 진행되는 것을 비판했다. 시범사업 관리를 강화한다는 정부의 방침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 6일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진행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범사업으로 무엇을 하며 무엇을 검증할 것인지 구체적이지 않다"는 서울시의사회는 "의료법 개정을 비롯해 확실하게 정해진 것 하나 없이 의료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하였다.
정부는 지난 5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공개하고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던 비대면 진료에 대한 시범사업과 8월 31일까지 3개월간의 시범사업 계도기간을 두었다.
계도기간이 끝난 9월 1일부터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실시하고자 할 경우 수진자 조회 시스템을 통해 대상 환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비해당 환자 진료시 급여 삭감 등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콜센터(129)에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면서 비대면진료지침 위반사례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조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의사회는 "시범사업이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취약계층 접근성 제고를 위해 하는 것인지 또 의료계가 강조하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은 어떻게 할지 추진 목적이나 달성 목표가 없다"며 "평가 지표조차 없는 시범사업이 1년 뒤 어떤 결론에 이를지 우려된다"고 했다.
의료계와 합의한 '비대면진료 제도화 원칙'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의료계는 비대면진료가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보조수단으로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비대면진료 전담 의료기관 금지도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보조수단으로서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려면 대상 환자와 지역을 제한해야 한다. 도서벽지·거동불편이나 감염병·희귀질환 등 대상자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는데 시범사업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이들은 초진도 허용해 논란만 부추겼다고 했다. 초진이나 약 배송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면서 대상을 구분할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비대면진료 사업을 두고 의약계와 산업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계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없어 걱정하고 있다. 약사계는 약 배송 문제를 제기 중이다. 반면 산업계는 초진 허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계도기간이 끝난 만큼 이제라도 정부가 사업 목적과 평가 지표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 주체는 정부와 의료계의 협의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의사회가 제시한 협의 대상은 ■초진과 재진 허용 여부 ■플랫폼 이용과 정부 지원 여부 ■대상 환자와 지역, 이용 횟수 제한 ■허용 질환 범위 ■제공 가능한 의료 서비스 범위 ■약 처방과 배송 ■비대면진료 수가 ■개인정보 문제나 진료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 등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상당수 국민이 직접 비대면진료를 경험했고 오랜 기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됐다. 이제는 찬성과 반대라는 프레임을 넘어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며 "계도기간이 끝난 지금 정부와 의료계 협의체를 통해 정확한 목적과 구체적인 사업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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