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중독환자’ 응급실 방문 6000명... 이대로 괜찮은가

- 중독원인 절반 ‘치료약물’ 10대는 80% 차지해
- 질병청 15개 시·도 응급의료기관 대상 첫 심층 실태조사

중독환자의 다수가 응급실을 방문한 사유는 대게 가정내에서 사고가 일어난 이유이며, 절반은 ‘치료약물’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내용의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를 27일 질병관리청은 공개했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자면 국내의 화학물질, 자연독, 약물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환자 발생건수는 연간 10만건 내외이고,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진료비는 매년 증가하면서 2021년 기준 578억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생산을 위해 2022년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1차년도 보고서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시행한 최초 1년간의 조사 결과이며, 2차년도 보고서부터는 당해연도 1월부터 12월까지의 조사결과를 연단위로 발표할 예정이다.

중독 실태조사 결과, 1년간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총 5997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중독환자는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의도적 중독(67.2%)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발생연령은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으로 많이 나타났으며, 주요 노출물질은 치료약물(51.5%),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노출 형태는 경구 노출 70.2%, 흡입 14.2%, 물림·쏘임 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한 사례는 5997건 중 102건으로 1.7%였다.

노출물질은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80%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전 연령대 중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다빈도 중독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21.1%),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로, 모두 치료약물에 해당했다.

10세 미만에서는 인공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이 30.5%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모두 비의도적 중독으로, 화장품, 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사고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이상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됐는데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빈도 노출물질은 중독 의도성에 따라서도 달리 나타났다. 의도적 중독에서는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20.9%), 졸피뎀 (10.9%), 일산화탄소(9.2%) 등의 순으로 빈도가 높았으며, 비의도적 중독에서는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등의 순으로 노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질병청은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치료약물 중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청소년을 선정해 지난달 25일부터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 등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진행했다. 향후 소아·노인 등 취약집단을 중심으로 중독질환 예방사업의 대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질병청 지영미 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관계 부처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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