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의대 확장을 위해 의료계에 ‘썩은 당근’ 던진 것이나 다름 없다"

-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허점투성이” 비판
- “의료비 급증 한방·자보대책 송두리째 빠져”

정부에서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오히려 의료 왜곡을 악화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지 의대정원 확대을 위해 의료계에 “썩은 당근”을 던진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5일 박인숙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기존 제안들이 백화점식으로 단순하게 열거한 수준”이라고 이와같이 말하였다. 박 전 의원은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면서 현재 업그레이트의협연구소의 대표이다.

박 전 의원은 정책 패키지에 담긴 ‘혼합진료 금지’에 대해 “정부가 비급여 진료가 왜 생겼는지, 왜 이 분야가 팽창하는지 고민 없이 무조건 비급여 진료를 타깃으로 없애려고 한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다른 정책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투성이이고 곳곳에 독소조항들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한방과 자동차보험 관련 대책이 빠졌다고도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의료비 급증, 낭비의 큰 축인 한방과 자동차보험 대책은 송두리째 빠져 있다”며 “향후 5년간 필수의료 지원에 투자하겠다는 10조원을 몇 년 내 바닥이 날 건강보험 적립금에서 끌어 쓰겠다고 한다. 암 환자에게 암덩어리는 그냥 둔 채 진통제만 처방하는 꼴”이라고 했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등 지역의료 전달체계 개선과 관련된 정책도 ‘재탕 수준’이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지역의료가 무너진 이유는 아프면 무조건 서울로 가려는 뿌리 깊은 성향, 교통 인프라 발전, 그리고 전국 어디에서나 거의 똑같이 낮은 저수가로 인해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라며 “이를 가장 드라마틱 하게 보여준 사례는 전국 권역외상센터 17개 중 3곳에만 주는 A 등급,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산대병원 진료를 거부하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자처한 공당 대표”라고 했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안도 “책임보험과 조정·중재 활성화가 전부”라며 “필수의료 기피의 가장 큰 이유는 의료 분쟁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형사처벌과 배상책임)이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도 모든 의사가 책임보험에 강제 가입해 보험료를 부담하고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로 제한된다는 점, 그리고 사망사고는 제외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미흡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정부가) 오는 2035년까지 의사가 부족하다는 증거도 확실하지 않은데 의대 정원 증원을 마구 밀어붙이고 있다”며 “증원 필요성은 물론이고 의대 수용 역량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데도 교육·수련 혁신을 통해 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 평준화’를 이루겠다는 말은 제2, 제 3의 서남의대를 양산하는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복지부가 제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질적으로도 상당히 미비하고 그 목적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의대 증원 목적 달성을 위해 의료계에 던진 ‘썩은 당근’”이라며 “의사들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정책 패키지의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의사를 단지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아 깊은 자괴감이 든다”며 “이제는 우리 의사들부터 무엇이 잘못돼 이 지경까지 오게 됐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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