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어려운 간암, AI가 치료법을 찾는다

- 인공지능 활용, 간암 환자 개별 치료 방향 제시와 생존율 예측 가능해져
- 국내 의료기관 협력, 간암 환자 치료 데이터로 AI 학습시켜 정확도 향상
- 진단에서 치료까지...AI 기술, 의료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간암 환자의 개별 치료 방법 선정과 생존율 예측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은 AI를 활용해 간암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그 결과로 예상되는 생존율까지 예측한다. 이는 기존에 진단에 주로 활용되던 AI 기술이 치료 분야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간암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간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12.2%에 달한다. 간암 환자 대부분은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질환 또는 간경변을 앓고 있으며, 종양의 위치, 크기, 전이 여부와 같은 다양한 요소와 함께 남아 있는 간 기능 등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국내 9개 의료기관에서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간세포암 진단을 받고 다양한 치료를 받은 환자 2685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되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은 환자별 최적의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해당 치료를 받았을 때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다.

AI의 예측 정확도는 높은 수준으로, 서울아산병원 내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치료 방법 예측 정확도는 87%, 생존율 예측은 92%에 달했다. 외부 사례 데이터를 사용했을 때도 각각 86%와 86%의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

이번 연구는 각 의료기관의 특성을 반영해 동일한 환자라도 다른 치료 방법을 제시하거나, 치료 유형별 생존율을 다르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각 환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개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 AI 시스템이 각 병원 인프라와 연결되고, 인허가 과정을 거친 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치료 방향 결정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간암 치료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환자별 맞춤형 치료 제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는 고려대 구로병원의 이경화 교수, 분당서울대병원의 최광현 교수 등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는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신'에 게재되어, 국제학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