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간호학과 정원 증가, 임상 실습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 겪어
지역별 병상 수 차이로 인한 실습 질 격차, 원거리 실습 증가로 이어져
간호 교육의 질적 저하 우려, 정부와 학계의 충분한 논의와 대책 마련 시급
국내 간호대학의 정원이 지난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임상실습의 질이 저하되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간호교육의 현장과 인프라가 급격히 증가한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임상실습의 질 저하가 의료계 전반의 교육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최연숙 의원이 경북대학교 간호대학 권소희 교수팀에 의뢰하여 발표한 '간호 학생 증원에 따른 임상 실습 교육 현황과 개선 방안'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대비 2023년 간호학과 정원은 두 배 이상 증가하여 2만3183명에 달한다. 이는 당초 1만1686명이었던 것에서 급증한 수치로, 간호교육의 양적 확대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정원 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간호학생들이 임상실습을 진행할 수 있는 병원의 수와 규모가 학생 수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상실습 가능한 장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고 많은 지역에서 실습 병상의 격차가 심화되었다.
특히 경상북도에서는 간호학생 수가 3485명에 달하면서 93%의 학생들이 부속병원이 없는 상태로 나타났으며, 경상남도,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실습 병상의 지역별 편차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천광역시에서는 간호학생 1인당 이용 가능한 300병상 이상의 병상 수가 12.1개에 달하는 반면, 강원도에서는 이 수치가 1.4개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원거리 실습을 강요받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실습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부속병원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학생들 사이에는 임상실습비 지출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부속병원이 있는 경우 평균 2620만원에서 3592만원 사이였던 반면, 부속병원이 없는 경우에는 6906만원에서 6935만원으로 두 배 이상 높은 실습비가 들었다.
간호학생들과 실습 병원의 교육 간호사들은 실습지 부족, 여성 및 아동 실습지 부족, 관찰위주 실습, 역량 있는 임상실습 교수자 확보의 필요성 등을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또한, 임상실습을 제공하지 않는 의료기관이 많아, 학생들의 실습 기회가 제한적인 것도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연숙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간호대학의 교육자와 현장 간호사가 포함된 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간호학과 정원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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