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 패배 후 재건을 위한 원외 낙선자들의 모임 '첫목회' 결성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도권 험지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30·40대 국민의힘 후보들이 '첫목회(매달 첫 번째 목요일 모임)'라는 이름으로 모여 보수 재건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4월 17일 9명으로 시작해 5월 8일 기준 22명까지 모임 규모를 확대했다. 제22대 초선의원 3명(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자, 김소희·박준태 비례 당선자)도 이 모임에 합류했다.



'첫목회'는 처음부터 소장파로서 세력화를 꾀하며 만들어진 모임은 아니었다. 시작은 평소 친분이 있던 몇몇 낙선자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모임이 거듭될수록 지난 총선에 대한 복기와 당의 미래를 논의하게 되었다. 당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도 희망이 없다는 위기감을 공유하면서 모임은 점점 더 체계화되었다.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처음 내세웠던 '30·40대 수도권 낙선자'라는 정체성은 옅어졌지만, 위기감이 이들을 한 집단으로 묶어주고 있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조직위원장은 "다시는 심판당하고 싶지 않다"며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이유를 당의 잘못으로 돌렸다. 그는 "심판론이 너무 강하면 민심이 심판의 '주체'가 될 사람을 결국 찾아낸다"며 "그동안 우리 당이 잘못한 게 많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첫목회는 총선 전략의 실패보다는 당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조직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오래된 보수주의 이념마저도 잊어버렸다"고 평가했다. 정당의 뿌리는 이념이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이념을 잃고 비호감 정당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념 공백 상황에서 국민 눈에 비치는 것은 권위주의 '꼰대' 정당"이라며 이 위원장은 보수의 이념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영 위원장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일련의 사건들을 보수 이념의 공백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었다. 전통적인 보수 이념에 따르면 안보는 보수의 강점이었으나, 정부와 여당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보수의 전통적 가치를 보존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잘못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첫목회의 비판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제였나,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였나' 하는 질문을 넘어선다. 이들은 국민의힘 자체가 문제라고 진단한다.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 접근방식은 오히려 당의 문제점을 축약해 보여주며, 집단의 역량은 실종되고 개인 또는 계파만이 남아 있는 현주소를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보수 이념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수 정체성에 대한 토론은 자주 '내부 총질'로 비화되었다. 김효은 국민의힘 오산시 조직위원장은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하면 찍어내며 당내 많은 자산을 잃어왔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말을 못하고 눈치 보는 사람만 남았다"고 말했다.

첫목회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한쪽에서는 원외 조직위원장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 원내 또는 중앙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제21대 총선 이후에도 비슷한 실패 사례가 있었다. 천하람 현 개혁신당 당선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김재섭 현 국민의힘 당선자 등 원외 인사들이 모여 '청년비상대책위원회(청년비대위)'를 꾸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었다.

김재섭 당선자는 두 모임이 처한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첫목회는 공천을 받아 직접 선거를 뛰어본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제22대 국회에서 조력해줄 당선자들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청년비대위와의 비교는 적절치 않다. 오히려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와 비슷하다"며 첫목회가 보수정당 중진 정치인들을 배출한 미래연대에 필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재영 위원장은 원외 낙선자들이 중심이 된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첫목회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대로 첫목회만 한 소장파가 국민의힘에 없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가진 지향점이 무엇이냐는 간단한 질문에 원내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첫목회에게 공간이 열렸다"고 말했다.

첫목회가 이번에는 당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첫목회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시한 '전당대회 룰 변경(민심 대 당심 5:5)'과 '집단지도체제 전환'이 채택될 수 있을지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재영 위원장은 "전당대회 룰 변경은 전망이 밝아 보인다.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대해선 황우여 위원장이 장단점을 잘 따져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목회가 당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의미 있는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그들의 시도는 이제 시작이다. 첫목회의 성공 여부는 국민의힘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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