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휴진, '소리 없는 태풍'… 병상 가동률·수술 건수 급락

서울대병원 병상 가동률 절반 이하로 떨어져
분당서울대병원 수술실 가동률 12.8%로 급감
서울아산병원 전신마취 수술 건수 63.6% 감소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이 남들이 보았을 땐 잠시일 것 같지만 파해쳐 본다면 실제 현장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수술 건수도 크게 감소했다.



대한의사협회 주도 하에 집단 휴진이 시작된 18일, 서울대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오후 1시 기준 53.0%로 급락했다. 일반 병상 1,515개 중 803개만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712개 병상은 비어 있었다. 수술실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52개 중 14개만 가동되어 가동률은 26.9%에 불과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상황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병원의 병상 가동률 역시 오후 1시 기준 53.0%로, 1,158개 병상 중 614개만 사용되고 있었다. 수술실은 39개 중 5개만 운영되어 가동률이 12.8%에 머물렀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임상 교수 967명 중 54.7%인 529명이 외래 진료를 축소하거나 중단했고, 수술 및 시술, 검사는 연기했다. 다만, 응급, 분만, 중증희귀질환 진료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형 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도 상황이 악화되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된 전신마취 수술은 76건에 불과했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49.0% 감소한 수치로, 11일에는 149건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수술 건수는 63.6%나 줄었다. 지난해 6월 셋째 주 화요일에는 전신마취 수술이 209건이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휴진한 교수는 225명으로, 전체 교수의 60.9%에 해당한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7월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할 예정이며, 일주일 후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휴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전국적으로 병원들의 운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의 급감은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교수들의 집단 휴진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의사협회 간의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큰 의료 공백과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번 집단 휴진 사태는 단순한 찻잔 속 태풍이 아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심각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