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맞서려면 128대 필요" 젤렌스키, F-16 추가 지원 호소

러시아와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에 추가적인 전투기 지원을 요청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7월 10일(현지시간) 로널드 레이건 재단에서 연설하며, 우크라이나 공군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전투기 128대를 보유하기 전까지는 그들(러시아)과 하늘에서 맞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투기) 50대가 있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300대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공중전력 격차를 지적했다. 이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거나 지원받기로 한 전투기 수가 러시아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무기 지원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는 방과 후 나를 기다리곤 했는데, 나는 항상 늦게 갈 핑계를 궁리했다"며 "똑같지만 상황이 훨씬 심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방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긴급한 필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늦다는 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F-16 전투기 지원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정상은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보유한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 전투기들이 "올 여름 우크라이나 하늘을 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르 총리도 총 6대의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현재 유럽 4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기로 한 F-16 전투기는 6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F-16 운용을 위한 훈련 속도에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미국이 제공 중인 F-16 운용 훈련 프로그램의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더 많은 조종사를 훈련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훈련 시설의 규모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소련제 미그-29기, 수호이기 등 구형 전투기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F-16 전투기는 이들 구형 전투기에 비해 더 뛰어난 표적 기능을 비롯해 최신 기술을 갖추고 있어, 우크라이나 공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F-16 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4300만 달러(약 593억원)로, 상당한 금액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F-16 전투기의 실제 전장 투입과 그 효과, 그리고 추가적인 서방의 군사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군사 지원이 러시아와의 관계 및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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