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반도체 제재 강화"에 엔비디아 6%↓...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7% 급락

AMD 10%·TSMC 8% 하락... ASML 12% 폭락 등 반도체 업계 전반 타격
美 정부, 동맹국에 대중 반도체 제재 동참 압박... FDPR 적용 검토
트럼프 "대만, 美 반도체 산업 100% 가져가"...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2024년 7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산업이 큰 충격에 빠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81%나 급락하는 등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폭락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강화 검토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 대비 6.64% 하락한 117.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AMD는 10.21%,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7.98% 하락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무려 12.29%나 폭락했다.

다른 주요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각각 7.91%와 8.61%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델테크놀러지도 6.27%와 6.77% 하락했다. 이러한 대규모 하락으로 인해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6.81%나 하락했다. 다만, 인텔만이 예외적으로 0.35% 상승하며 마감했는데, 이는 장중 8%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이다가 결국 소폭 상승에 그친 것이다.

이날의 급락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강화 검토 소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중국에 대한 반도체 부문의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을 거론하며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는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동맹국들이 자체적으로 대중국 제재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가 검토 중인 구체적인 조치 중 하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을 조금이라도 사용했다면 수출 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규제다.

두 번째 원인은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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