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입원환자 6배 급증… 방역당국 '여름철 재유행' 경계령

65세 이상 고령자, 전체 입원환자의 65% 차지... 고위험군 관리 강화
KP.3 변이 점유율 45.5%로 상승... 전파력·중증도 증가 아직 없어
10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재개... 고위험군 무료 접종

최근 코로나19의 재유행 조짐과 함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국내 유입 우려가 제기되면서 방역 당국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8월 12일, 올해 6월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이슬람 성지순례(HAJJ·하지)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한국인들 중 메르스 감염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는 매년 이슬람력 12월에 이슬람교의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순례하는 종교적 의례를 말한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메르스 확진자는 총 4명으로, 이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하지 기간 동안 메르스의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성지순례 관련 사전 언론홍보를 실시하고, 메르스 감염병 예방수칙을 담은 카드 뉴스와 감염병 뉴스를 제작·배포했다. 또한, 6개 국어로 된 안내문을 제작하여 여행객들에게 배포하였으며, 공항에서는 출국자들을 대상으로 대면 교육을 실시했다.

순례를 마치고 귀국한 순례자들을 대상으로는 입국 전 검역을 실시하여 메르스 의심 환자 3명을 발견하고 즉시 검사를 진행, 모두 음성임을 확인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와 이슬람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와의 협력을 통해 대응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서는 입원 환자가 6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전국적으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치료제 공급량을 늘리고 자가검사키트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기침 예절과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이 220개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 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첫째 주 875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6월 말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8월 첫째 주에는 861명이 신고되어 2월 수준의 유행을 보이고 있다.

최근 4주간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 변화를 살펴보면, 7월 둘째 주 148명에서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으로 증가하다가 8월 첫째 주에는 861명으로 급증하여 4주 만에 5.8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입원환자의 65.2%(8,087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50~64세가 18.1%(2,251명), 19~49세가 10.3%(1,283명)를 차지했다.

질병청은 지난 2년간의 유행 추세를 고려할 때 8월 말까지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 표본감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7월 둘째 주 13.6%에서 8월 첫째 주 39.2%로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은 오미크론 세부계통인 KP.3 변이바이러스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P.3 변이의 점유율은 7월 기준 45.5%로, 6월 대비 33.4%p 증가했다. KP.3 변이는 올해 상반기 유행했던 오미크론 JN.1에서 유래한 변이로, JN.1보다 S단백질에 3개의 추가 변이를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전파력과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는 상태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중등증 환자가 93.8%를 차지하고 있어 현재의 의료체계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들을 위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지난 7월 한 달간 시·도 보건소와 병원, 약국에 코로나19 치료제 7만 6,043명분을 공급했다. 이는 6월(737명분)보다 약 103배, 5월(1,812명분)보다 약 42배 증가한 수치다. 추가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구매하여 8월 내로 신속히 공급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생산 및 유통 등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원활한 공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8월 중 약 500만 개의 자가검사키트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는 오는 10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등 고위험군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으며, 그 외 12세 이상 일반 국민은 본인 부담으로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처방을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하고, 휴가 기간 중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하여 호흡기 감염병 유행 위험이 커진다"며 "실내 환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메르스에 대해서도 "여행객들은 낙타 접촉 주의, 손 씻기, 필요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질병청은 메르스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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