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서 퍼지는 '가족 딥페이크'... 자녀 범죄 가능성에 부모들 공포

여동생·누나 사진 공유하는 텔레그램방 논란... "중고생들이 참여" 충격
"자녀 휴대폰 확인해야 할까" 고민하는 학부모들... 피해·가해 모두 우려
전문가들 "디지털 윤리교육 시급"... 법적 처벌 강화 및 피해자 보호 대책 필요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가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사회적 충격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고생으로 추정되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여자 형제나 어머니의 사진을 이용해 불법적인 합성 이미지를 만들고 공유하는 사례가 발견되면서, 이른바 '가족 능욕'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여동생의 사진을 공유한 텔레그램방.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6일, 학부모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충격적인 제보가 올라왔다. 한 사용자가 약 2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여동생과 누나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공유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해당 채팅방의 캡처 이미지를 보면, 참여자들이 여자 형제의 사진을 올리고 이에 대해 성희롱적인 댓글을 다는 등의 행위가 만연해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부 참여자들이 잠자는 여동생의 모습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거나, 여동생의 구체적인 신상정보(이름, 나이, 거주지, 연락처, 학교 등)를 공개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사생활 침해와 2차 가해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공유된 사진과 영상은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더욱 노골적인 성범죄물로 재가공되어 다시 유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이중의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자녀가 이러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다른 한편으로는 자녀가 이런 범죄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내 아이는 그럴 리 없다고 믿고 싶지만, 마냥 믿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너무 괴롭다"며 "아이가 이런 일에 연루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만약 잘못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현재 청소년들이 AI와 같은 첨단 기술에 익숙한 세대라는 점에서, 이러한 행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범죄에 가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딥페이크 때문에 불안해하는 딸을 보면서 피해를 걱정하는 한편, 어린 아들이 호기심에 이런 일에 관여될까 더 무섭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의 휴대폰을 확인해볼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성교육과 함께 학교와 사회가 협력하여 체계적인 디지털 윤리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제도적 대책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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