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여파...대형병원 진료 '뚝', 동네의원 '소폭 증가'

2~6월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17.5% 급감...의원은 2.4% 증가
전공의 의존도 높은 대형병원 타격...환자들 동네의원 선호 현상
한지아 의원 "상급종합병원 진료역량 위축 대책 필요" 지적

올해 2월 발생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한국 의료 시스템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형병원의 진료비는 크게 감소한 반면 동네의원의 진료비는 소폭 증가했다.



2023년 2월부터 6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모든 종별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는 28조5923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감소폭이다. 이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는 6조8669억6000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8조3199억원에 비해 17.5%나 급감했다.

종합병원의 경우도 진료비가 7조2574억3000만원으로 3.9%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급 및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증가세를 보였다. 병원의 진료비는 3조8998억8000만원으로 2.6% 증가했고, 의원의 진료비는 10조5680억6000만원으로 2.4%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전공의 이탈로 인해 의료 공백이 생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피해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대기 시간이 짧은 병원이나 의원으로 발길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진료 건수와 진료 인원 측면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관찰되었다. 2월부터 6월까지 전체 의료기관의 진료 건수는 3억509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의 감소폭이 가장 커, 1749만7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306만8000건) 줄었다. 종합병원은 11.2%, 병원은 9.0% 감소한 반면, 의원의 진료 건수는 2억3446만2000건으로 4.4% 감소해 상대적으로 작은 감소폭을 보였다.

진료 인원도 전체적으로 4.2% 감소했는데, 상급종합병원(11.3% 감소)과 종합병원(8.9% 감소)의 감소폭이 병원(8.0% 감소)과 의원(2.2% 감소)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는 의료대란이 한국 의료 시스템 전반에 미친 영향을 잘 보여준다. 특히 중증, 응급, 희귀 질환 환자의 진료를 주로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한지아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중증·응급·희귀 질환 환자의 진료를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추가 재정 지원방안 등 상급종합병원의 진료역량이 위축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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