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살률 9년 만에 최고... 10대 사망자는 더 증가했다

2023년 자살률 27.3명으로 급증...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 기록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 60대·50대 자살률 증가폭 최대
전문가들 "코로나19 여파와 사회경제적 요인 복합 작용" 분석

2023년 한국 사회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직면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으로, 전년 대비 8.3%(1072명) 증가했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인 자살률로 환산했을 때 27.3명으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자살률의 급격한 상승은 여러 연령대에서 관찰되었지만, 특히 60대(13.6% 증가), 50대(12.1% 증가), 그리고 10대(10.4% 증가)에서 두드러졌다. 성별로는 남성의 자살률(38.3명)이 여성(16.5명)보다 2.3배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 사회의 전 연령층에 걸친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10대의 자살률 증가다. 10대의 경우 자살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망자 수 자체가 전년 대비 0.9% 증가한 803명을 기록했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이러한 자살률 증가의 원인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지속적인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팬데믹 이후 상대적 박탈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적 비교에서도 한국의 자살 문제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에서 한국은 24.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ECD 평균 자살률이 10.7명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자살률은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편, 4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암이 여전히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인 암 사망률은 166.7명으로, 전년 대비 2.5%(4.1명) 증가했다. 암 종류별로는 폐암(36.5명)이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였으며, 이어서 간암(19.8명), 대장암(18.3명), 췌장암(15.0명), 위암(14.1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 암 사망률의 특징도 나타났다. 40대에서는 유방암, 50대에서는 간암, 60대 이상에서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가장 높았다.

이번 통계 결과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건강 및 사회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자살률의 급격한 증가는 정신 건강 관리와 자살 예방에 대한 더욱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암 사망률의 지속적인 증가는 암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정부와 사회는 이러한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특히 청소년과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경제적, 사회적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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