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위기론 확산…신사업 부진과 리더십 부재에 발목 잡힌 미래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사업의 불안정성에 더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을 신사업이 명확하게 부각되지 못하면서 '뉴삼성'의 비전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AI, 바이오,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로봇을 미래 사업으로 제시했지만, 아직 이들 중 반도체를 잇는 제2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낼 사업은 보이지 않는다.

바이오 부문 성과는 있지만…글로벌 점유율 한계


이재용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정한 바이오 산업은 최근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 제약사와 약 1조 7,028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7월 미국 제약사와의 1조 4,637억 원 계약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로써 올해 누적 수주 금액은 4조 3,618억 원으로 처음으로 4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점유율은 9.3%에 불과하며, 여전히 글로벌 1위 론자(20.7%)와 큰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전장 산업 집중…하만 인수 이후 성과는 있지만 추가 M&A는 부재


이재용 회장은 전장 부문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장을 점검하며 전장용 부품 생산 확대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2016년 인수한 전장·오디오 전문 업체 하만은 2022년 연간 매출 14조 3,885억 원, 영업이익 1조 1,737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가 추진할 만한 대형 M&A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M&A는 신사업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현재까지는 관련 소식이 전무한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의 부진과 맞물려 신사업 구축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위기와 M&A 불발…리더십 부재가 미래 결정 방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흔들리며 위기론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업황 악화로 인해 삼성의 주력 사업이 불안정해지면서 추가적인 M&A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확고한 리더십의 부재도 문제로 꼽힌다.

이재용 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현재도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에 집중하기 힘든 상태다. 올 1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의 항소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재판 출석과 대통령 해외 순방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로 경영 정상화 필요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빠르게 책임경영을 보여주기 위해 등기이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2016년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선임되었지만, 2017년 구속 기소 후 등기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았다. 이후 2022년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해제되었으나 여전히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다.

등기이사 복귀는 이재용 회장의 책임경영 의지를 공식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등기이사는 회사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며, 회사 운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도 최근 보고서에서 "사법리스크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재용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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