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내 교수-학생 간 신뢰 붕괴 심각…"증원으로 의학교육 더 부실 우려"

장재영 사직 전공의 “학생 간 복귀 여부 갈등도 심각…의료 현장 불신 팽배”
"실습 교육 이미 부실한 상황, 인원 증가는 교육 질 더욱 악화시킬 것"
"1·2차 병원 네트워크 수련 현실성 떨어져…의학교육 체계적 개편 시급"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과대학 내부에서 교수와 학생 간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의대생들이 정부와 의료 현장에 강한 불신을 갖게 되면서 의학교육의 질 저하와 학생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장재영 사직 전공의

장재영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는 24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정책포럼에서 "지금 의대 내부 상황은 교수와 학생 간 신뢰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며 "부실교육의 피해자는 신입생들이고, 현재 복귀한 학생들과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 간에도 심각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 전공의는 "이번 갈등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학생들이 정부 정책 자체에 대한 근본적 불신을 갖게 됐다"며 "2020년의 9·4 의정합의와 최근의 의대 증원 논란을 겪으며 정부의 약속 자체를 믿기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이 지역의료 문제나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개인적으로도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필수의료 과목을 추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 강기범 정책이사

포럼에 참석한 강기범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도 환자들이 서울대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등 더 상급 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단지 지방 의대생 숫자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지역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의과대학의 핵심인 '임상 실습'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다. 장재영 전공의는 "과거에도 산부인과에서 4주 동안 실습을 했지만 분만 환자를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다"며 "이미 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인원이 늘어나면 실습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전공의는 이어 "최근 의대 교육이 준비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어 실제 실습에서는 소수만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나머지는 방관자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교육 환경에서는 교수들도 실습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강기범 정책이사도 "현재 수련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민원과 법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임상술기 참여가 극히 제한되고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임상 실습의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고 이해를 구해 실습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네트워크 수련방안의 현실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장 전공의는 "현재 대학병원조차 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1·2차 병원이 어떻게 의대생과 전공의의 교육을 담당할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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