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대기만 해도 심장 질환 확인하는 인공지능 청진기 개발

케임브리지대 연구팀, 심장 판막 질환 즉시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공개
6개 센서 활용한 자동 신호처리 알고리즘 적용, 정확도 88% 달성
조기 진단 어려운 심장 판막 질환자 발견 및 치료에 획기적 역할 기대

환자가 스스로 가슴 부위에 대기만 해도 심장 판막 질환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개발됐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9일 국제 학술지 『IEEE 바이오메디컬 앤 헬스 인포매틱스』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아누락 아가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웨어러블 청진기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최근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심장 판막 질환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초기 진단이 어려워 환자들이 중증 상태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의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연한 소재로 구성된 소형 웨어러블 기기를 제작하고, 여기에 고성능 센서 6개를 장착했다. 이 센서들은 가슴 부위 어디에 가져다 대더라도 자동으로 가장 정확한 심음 신호를 선택해 포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특히 잡음이나 옷감으로 인한 소음으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6개의 센서 중 가장 선명한 신호만을 선택해 기록하고, 질이 떨어지는 신호는 스스로 제외시키는 방식으로 진단의 정확성을 높였다.

기존 진단 방법은 의사가 직접 심음을 듣고 이상 유무를 판단한 뒤 추가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 수개월이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웨어러블 청진기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심장 판막 이상을 곧바로 감지하여 환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 환자가 가슴에 기기를 대는 것만으로 심장 판막 이상 유무를 알려주는 기기가 개발 되었다
(사진=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의 임상 검증 결과, 해당 웨어러블 기기의 판막 질환 진단 정확도는 88%로 나타났으며 이는 일반적인 1차 의료기관 의사의 진단 정확도(79%)를 크게 웃돌고, 심장 전문의에 필적하는 수준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아누락 아가왈 교수는 “현재 심장 판막 질환자 중 절반 이상이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채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이 웨어러블 인공지능 청진기가 상용화될 경우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어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케임브리지대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인 케임브리지 엔터프라이즈는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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