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엔비디아, 삼성·인텔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 올라

AI 수요에 힘입어 엔비디아 매출 120% 급증
삼성전자 2위, SK하이닉스 HBM 효과로 4위 진입
TSMC 제외된 순위…실제 매출 1위는 따로 있다는 지적도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엔비디아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인텔과 삼성전자 등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총 6,559억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올해 초 가트너가 예측한 예비 수치보다 약 300억달러 많은 규모다.

매출 증가에 따라 주요 업체들의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삼성전자도, 인텔도 아닌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AI 연산에 최적화된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120.1% 성장한 76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상위 10개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반등과 수요 회복 덕분에 매출이 전년보다 60.8% 늘어난 657억달러를 기록했다. DRAM과 낸드플래시 등 전통적 강세 분야에서 고른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인텔은 기대와 달리 AI 수요 확산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지 못하며 매출 증가폭이 0.8%에 그쳤고, 총 매출 498억달러로 3위에 머물렀다. 부진한 실적 속에서 인력 감축과 사업 구조조정까지 단행했고, 최고경영자 팻 겔싱어는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보다 91.5% 급증한 442억달러를 기록, 두 계단 상승한 글로벌 4위에 올랐다.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다만, 이 순위에서 글로벌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제외됐다. TSMC는 별도 집계 결과 2024년 연간 매출이 약 886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포함하면 사실상 전 세계 매출 1위 반도체 기업으로 평가된다.

가트너는 이번 순위 변동에 대해 "AI 인프라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메모리 시장이 70% 이상 성장하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AI 시대의 도래가 전통적인 반도체 강자들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판도 역시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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