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병사 봉급 200만원” 공약…정치권 찬반 의견 나뉘어

-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불가피할 때 그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
- 이재명 캠프, "윤 후보가 모처럼 이 후보와 동일한 내용으로 공약을 발표했다"며 "병사들을 위한 훌륭한 정책, 좋은 정책에 저작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

지난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윤석열 정부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국방의 의무'를 희생만이 아닌 존중으로 대한다는 설명이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군복무 중 최저임금 보장을 통해 국가가 청년들의 사회진출을 지원하고, 자산 형성을 위해 최소한의 목돈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에는 '병사 봉급 200만원'이라는 한 줄짜리 공약 메시지를 올린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 "병사들은 국가에 대한 의무로 자신들의 시간과 삶을 국가에 바치고 있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불가피할 때 그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이고 역이다. 젊은 청년들의 헌신에 국가가 답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우리는 북한의 실질적 군사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로 그 위협은 더욱 커졌다"며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에게 국가 재정의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들에게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취업난으로 사회진출은 늦어지고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청년이기 때문에 갖는 의무의 무게가 점점 커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복무 중 최저임금 보장을 통해 국가가 청년들의 사회진출을 지원하고, 자산 형성을 위해 최소한의 목돈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국방의 의무를 희생만이 아닌 존중으로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원 마련과 관련해선 "현재 병사 봉급은 연간 2조1000억원이 소요된다. 최저임금으로 보장할 경우, 지금보다 5조10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년간 한 해 예산이 무려 200조원 넘게 늘었음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곳에 쓴 예산을 삭감하고, 흘러가지 말아야 할 곳에 흘러간 혈세를 차단하겠다.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병사 봉급 최저임금 보장으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 홍준표 의원, "그 공약은 헛소리"라고 비판
하지만 같은 당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병사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해 "그 공약은 헛소리"라고 비판했습니다.

어제(9일) 홍 의원이 만든 온라인 정치 플랫폼 '청년의 꿈' 코너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에는 '(윤 후보의) 병사월급 200만 원 공약은 20대 미필 남성들의 표를 노린 다분히 표퓰리즘적인 공약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글을 쓴 청년은 '병사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해 "아무리 표가 고프다 하더라도 저게 진짜 우리 군의 전투력 상승과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책인지, 나아가 우리나라를 위한 정책인지 생각은 해보고 저런 말들을 하는 걸까요?"라며 "그럴 돈으로 개인 지급 장비, 보급, 식사, 막사 환경 등 시설 개선, 훈련 및 휴가와 포상 등의 방법 개선 연구에 우선 사용하는 것이 더 실질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에 홍 의원은 "그 공약 헛소리"라고 답변을 달았습니다.

다른 청년이 해당 공약에 대해 "말도 안 되는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하자, 홍 의원은 "군대를 안 가 봐서, 모병제를 공약하지"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요즘 윤석열 행보가 가볍고 유치해졌는데, 왜 그럴까요?'라는 질문엔 "마음이 급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월급 200만 원 공약 효과가 크다'는 청년의 글에 "글쎄요"라는 답변을 달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 후보의 메시지가 국민들 귀에 안 먹히기 시작했다'는 지적에는 "메신저가 신뢰를 상실하면 메시지는 안 먹힘"이라고 했습니다.


◆ 이재명 후보 캠프, 이례적으로 윤석열 후보 칭찬에 나서
반면 대선 유력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측은 이례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칭찬에 나섰다. 병사들에게 200만원의 월급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환영한다는 것이다.

전용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어제 윤 후보가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한 줄 공약’을 남겼다. 윤 후보의 공약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미 지난달 24일 ‘국방 분야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장병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병사 월급 2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이 후보가 먼저 유사한 공약을 내놨다는 것이다.

그는 "윤 후보가 모처럼 이 후보와 동일한 내용으로 공약을 발표했다"며 "병사들을 위한 훌륭한 정책, 좋은 정책에 저작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야가 공약 이행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힘을 합쳐 청년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응답하는 것이 우리 정치가 할 일"이라며 "이제는 여야의 생산적인 정책경쟁을 본격화하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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