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규제로 막힌 국내 대신 해외로...KT,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공략

- 베트남에서는 중산층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문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
- 의약품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사업 진출의 배경

KT가 올해 28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베트남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한다. 베트남 시장을 교두보로 동남아시아 내 다양한 국가로 영토를 확장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규제로 가로막힌 국내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것이다.

KT는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의 원격의료 시범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개발 ▲의료 AI 공동연구 ▲현지 의료진 교육에도 협력한다.



먼저 KT는 하노이의대와 함께 만성질환 원격의료 서비스 검증(PoC: Proof of Concept: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 성능 검증)에 나선다. 이 서비스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자가측정, 복약관리 운동관리를 포함한 셀프케어 가이드를 제공한다. 아울러 현지 의료진을 채용해 ‘돌봄 코디네이터’ 상담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KT와 하노이의대는 의료 AI 솔루션에 대한 공동연구도 진행한다. 이 연구는 KT와 협력중인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황교선 교수의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다. KT는 AI 알고리즘 분석을 담당한다. KT는 2021년 국제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에서 개최한 의료 AI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KT는 베트남에서 원격의료 플랫폼 시범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다각화된 서비스 완성을 위해 베트남 정부기관과 제약사, 의료IT 기업 등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추가적으로 진행한다.

KT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과 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올해를 베트남 사업 진출 최적기로 판단했다. 베트남에서는 중산층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문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의약품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사업 진출의 배경으로 꼽힌다.


고훈석 상무는 "국내 시장에 다양한 규제가 있지만, 원격의료를 중심으로 보면 KT 입장에서 의사-환자 간 비대면 의료 금지 조항이 있는 게 가장 큰 허들"이라며 "국내 사업의 한계가 있어서 베트남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 같은 경우 우리나라처럼 규제가 많지 않고, 원격진료에 대한 규제가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없다. 약 처방, 약 배송 등 부가 서비스도 규제 사항이 없다"며 "우리와 시차가 크지 않고 한국에 우호적이어서 협업도 수월하고, 경제 발전 속도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낙후된 점, 주변 동남아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용이한 구조 등을 고려해 베트남에 먼저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위생 문제로 인한 감염성 질환 사망률은 줄고 생활 습관에 기인한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사망률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9월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 의료시장 규모는 2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T는 2021년 베트남 국립암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 AI를 활용한 암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 기관은 암환자 사후관리 플랫폼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송재호 부사장은 “KT가 보유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비롯한 ABC 역량을 활용해 국내의 우수 IT·의료 인프라를 베트남 의료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KT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진기지인 베트남 사업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헬스케어 솔루션을 완성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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