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확충 앞두고 의료계-보건노조 충돌 예상

- 의대 신설 문제 국감에서 거론되면서 다시 한번 핫이슈로 부상
- 각각 자신들의 합의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탓에 사이에 끼인 복지부는 난감한 입장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의사인력 확충 문제, 특히 의대 신설 문제가 이번 국감에서 거론되면서 다시 한번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보건의료노조는 9.2노정합의를 강조하며, 9.4의정합의를 부정하고 나서 의사협회-보건노조간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 본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10월 12일 보건의료노조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국회의원들(박완주·김민석·김성주·이용빈·고영인·이수진·강은미)이 공동 개최한 ‘보건의료노조-보건복지부 노정합의 의미와 후속 과제 국회 토론회’에서 보건의료노조는 함께 첨부한 9.2 노정합의 해설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당 해설서에는 노정합의문 각각의 항목에 대한 취지와 의미, 실현을 위한 과제 등이 담겼다.

이중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지역의사제도 도입 등 의사인력 증원 항목에 대해서 "2020년 9.4의접합의로 국립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증원이 발목잡혀 있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부각된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 9.2노정합의문에는 '코로나 대유행 상황을 고려하고, 의정 및 사회적 논의를 거쳐 지역, 공공, 필수분야에 적당한 의사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진료환경과 근무여건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공공의사인력 양성,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포함한 의사인력 확충방안을 마련 , 추진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바 있다.

당초 9.2 노정합의가 발표되자 대한의사협회는 "눈앞에 닥친 파업을 어떻게든 수습해보고자 공수표를 남발하는 행태"라며 "보건노조와 복지부의 합의에서 이전의 9.4합의를 무시하고 당사자인 의협과 소통하지 않은 정부의 독선적이고 반 민주적인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해설서를 통해 "의사인력 확충 문제는 의사들만 움켜쥐고 있어야 할 전유물도 아니고, 의사협회만 다룰 수 있는 성역도 아니다"라며 "의사인력 확충은 국민적 요구고 국가적 과제이며, 의료체계 개혁의 핵심과제"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노조는 "지난 2020년 맺어진 9.4의정합의는 단추를 잘못 꿴 합의이며, 국립공공의대설립과 의대정원 확대라는 중차대한 과제에 제동을 거는 합의였다"면서 "의사인력 확충 과제는 공론의 장에서 논의하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의사협회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각각 자신들의 합의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탓에 사이에 끼인 복지부는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9.2노정합의 발표당시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9.4 의정합의 내용을 기반으로 의정간 논의를 거쳐 국립의전원을 설립하고 의사인력 확충을 모색하겠다는 내용이다”고 '의정간 논의'가 선결조건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을 보면 문구의 의정간 논의보다는 '사회적 논의'에 강조점을 찍는 모양새다.

실제 복지부는 의정협의가 그 무엇보다 앞서기를 바라는 의사협회입장과 다르게 이용자중심의 의료혁신협의체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지난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합의문에는 의정협의 및 사회적 논의를 거쳐 의사인력 확충방안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며 “수요자단체, 전문가단체 등과 협의 중이다”라며 두 협의체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 및 수요자단체가 노정합의를 바탕으로 의사인력 확충 논의를 촉구할 경우 복지부입장에서는 서두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관계자는 반드시 9.4의정합의문에 맞게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료계화 협의를 통해서만 진행해야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코로나19 종식에 가까운 안정화 이후에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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