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판 조회, 선택 아닌 필수로 여겨져
- 경력직 수시채용이 보편화되면서 채용 과정 중 하나로 자리잡아
경력직을 채용할 때, 신입 직원을 뽑을 때와는 다르게 한가지 더 거치는 채용 과정이 있다. 바로 ‘평판 조회’이다. 평판 조회는 이력서나 면접으로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채용 후보자 주변인에게 물어 ‘소리없는 면접’, ‘제 3의 면접’으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기업의 절반 이상이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때 ‘평판 조회를 한다’고 답했다. 또 평판조회의 결과에 따라 채용하려던 지원자를 탈락시키거나, 탈락시키려 했던 지원자를 채용하는 등 채용 당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기업 639개 사의 인사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채용 시 ‘평판 조회 여부와 채용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59%가 ‘채용 시 평판 조회를 한다’고 답했다.
기업이 평판 조회를 통해 확인하려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실무에서의 전문 역량(58.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믿을 만한 사람인지를 묻는 ’신뢰성(42.2%)‘을 확인하고 이력서에 기재한 경력과 성과를 확인하는 ’레퍼런스 체크(40.8%)‘, 상사 동료와 원만하게 직장 생활을 보냈는지 살펴보는 ’대인관계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36.6%)가 뒤를 이었다.
특히 평판 조회 결과가 채용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기업이 많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판 조회를 실시한다는 기업 중 61.3%가 ‘채용이 거의 결정된 상태에서 평판 조회가 좋지 않아 탈락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채용 결정을 못 한 상태에서 평판 조회 결과가 좋아 합격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답한 기업도 59.7%나 됐다.
이어 채용 당락을 가르는 평판 조회 요인 1위는 ‘대인관계’였다. 평판 조회가 좋지 않아 탈락시킨 경우 그 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상사나 동료와의 불화’를 이유로 꼽은 기업이 73.3%로 가장 많았으며 ‘성과를 과대 포장한 경우(44.6%)로 뒤를 이었다.
반면 평판 조회 결과가 좋아 합격시킨 경우에도 ’상사 및 동료와의 친화력,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 이라는 답변이 67.1%로 가장 많았다. 평판 조회는 전 직장의 직속 상사에게 전화 통화를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평판 조회는 채용 후보자들의 학력과 경력, 자격은 물론 업무 성과의 진위 여부, 인성과 성격, 조직 기여도, 조직 생활의 문제점 등 정보를 기존 조직과 조직 구성원, 주변인을 상대로 종합적으로 수집, 판단하는 채용 절차를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이 소중한 자산이며 투자이기 때문에 채용 지원자의 업무 능력만큼이나 인성이나 성격이 중요하다. 조직 생산력을 좌우할 수 있으며 한 사람의 뛰어난 역량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 올리거나 반대로 조직을 와해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현대차, SK, LG,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이 공채를 폐지하고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채용의 기조가 바뀌고, 이직이 보편화되면서 기업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평판 조회가 당연한 절차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판 조회에 응하는 직장 동료들 역시 자신도 언젠가 이직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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