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무역 수지 적자 230억 달러...역대 최다

- IMF 구제금융 시절 206억달러 훌쩍 넘어...잠정치라 더 늘어날수도 있어
-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

2022년에 들어 8월 10일까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23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기는 기존 최대 적자로 기록됐던 1996년의 206억 달러를 앞지른 것으로 아직 잠정치인 만큼 추후 수치가 바뀔 순 있지만,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리라는 것은 사실상 확실해졌다.



글로벌 공급난의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등 악재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한국 교역 생태계를 억누르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긴축 행보, 중국의 경기 둔화,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중간재 수입의 급증도 무역수지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관세청은 올해 8월 1~10일 수출액이 156억 8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보다 1일 늘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8.7% 늘었다.

주요 품목별 수출액은 석유제품(177%), 승용차(191.9%), 가전제품(104.3%), 정밀기기(9.5%), 선박(89.3%) 등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으며 반도체(▼5.1%), 무선통신기기(▼17.7%) 등은 감소했다. 상대국 별로는 미국(17.5$), 유럽연합(66.2%), 베트남(10.2%), 싱가포르(169.1%) 등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증가했으며, 중국(▼2.8%), 홍콩(▼44.4%) 등에 대한 수출은 감소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작년 동기 대비 34.1%가 증가한 233억 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따른 공급망 차질화가 심해지면서 원유(50.1%), 가스(96.4%), 석탄(162.5%) 등 에너지 자원들의 수입액이 크게 증가하였다. 반도체(44.6%), 승용차(71.7%), 무선통신기기(21.6%) 등 다른 주요 제품 수입도 늘었다.

상대국별로는 중국(29.2%), 미국(17.4%), 일본(10.2%), 사우디아라비아(99.7%) 등으로부터 수입액이 증가했으며 유럽연합(▼5.6%), 러시아(▼36.4%) 등에서 수입액이 감소했다.

수출을 웃도는 수입의 영향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이에도 이어지는 영향으로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무역 수지는 76억 7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작년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46억 8500만 달러 적자였는데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었다. 연간 누계로 보면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무역수지는 229억 3000만 달러 적자이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44억 100만 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 적자가 229억 3000만 달러로 확정이 된다면 이는 무역 통계 사상 가장 큰 적자 폭이 된다. 기존 최대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직전인 1996년의 206억달러 적자였다. 정부 관계자는 “관세청 수치가 잠정적인 것이라 향후 수치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2022년이 5개월가량 남았고, 교역 여건이 개선될 분위기도 아니라 좋지 않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 기준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0개월간 흑자를 유지하다가 작년 12월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2~3월에 소폭 흑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적자의 흐름이다. 팬데믹 이후 심화한 공급난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러시아 경제 제재 등이 겹치면서 원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물가에 시달리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부동산 침체를 비롯한 중국의 경기 둔화 등도 한국 무역수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전날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대중 무역적자는 배터리·반도체 등 중간재의 무역수지 악화, 디스플레이 등 생산 감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른 관세 인하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합쳐져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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