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직·휴가 등 운용 체계에 문제 지적... 개선 방안 마련 요구
- 고대구로병원에 먼저 전원 요청... 수술 가능 의사가 밖에 있어 전원 불가 통보
보건복지부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간호사 사건과 관련해 위법 사항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아산병원에는 당직·휴가 등 운용체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행정적 지도를 내렸다.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공개된 ‘서울아산병원 현장 확인 결과 보고’에 따르면 복지부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뇌출혈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의료법상 위법 사항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달 27일 아침 출근 후 근무하던 중 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 응급실로 옮겨졌으니 머리를 열고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됐으나 30일 결국 숨졌다.
복지부는 지난 4일 서울아산병원 현장을 방문해 해당 사건을 조사했다. 복지부 조사 결과 서울아산병원에는 5명의 신경외과 뇌혈관 교수가 있지만 그 중 머리를 열고 진행하는 수술, 즉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2명 밖에 없다. 사건 당일 해외 학회 참석과 휴가로 2명 모두 부재중이던 상황이었다.
당시 코일색전술을 할 수 있는 뇌혈관 교수가 당직 근무를 서고 있었고 A씨가 발작과 함께 쓰러져 ‘뇌지주막하 출혈’ 소견을 보이자 당직 교수는 응급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했다. 서울아산병원은 A씨의 상태와 관련해 수술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지막하출혈로 의식불명에 빠지면 수술을 해도 소생 확률이 10~20%에 불과하다. 허혈성 뇌출혈과 달리 골든타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당시 의료진은 환자 치료를 위해 전원을 시도했다.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한 집도의가 뇌혈관 전문의들이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에 직접 응급 개두술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 한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에는 고대구로병원에 전원을 요청했으나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밖에 있어 복귀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시행되지 못했고, 결국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후 수술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A씨는 수술 직후에도 동공에 반응이 없었고, 28일 연명 치료 중단과 관련해 보호자 상담을 통해 30일 공식적으로 사망이 선고됐다. 현장을 점검한 복지부는 당직·휴가 체계(수술 의사 부재 직접 원인), 전원(의료진의 개별적 연락), 이송 등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서울아산병원에 개선방안을 요구했다. 이어 전국 상급종합병원(45개)에 응급 수술 발생 대비 진료·전원·이송체계 자체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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