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환자경혐평가 대상을 의원급 의료기관과 외래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10일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환자경험평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환자경험평가 항목 중 의사의 태도나 예의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고 의료기관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환자의 감정 상태나 개인 성향에 영향을 받는 항목들이다. 치료 결과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평가 방식은 이런 기본적인 개념이나 고민이 없어 보인다. 결과가 객관적일 수 없는데 단순히 평가를 위해 평가하는 셈”이라면서 “의사를 단순히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정 노동자 취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경험평가가 본래의 목적인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이 아니라 경쟁과 서열화만 격화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대상을 확대해도 의료계의 부담만 가중될 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인력과 인프라, 자본을 갖춘 대형병원은 평가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중소병원들이나 의원급은 여력이 없다. 이미 3차 평가 상위 병원은 이를 앞세워서 홍보하고 있다”면서 “환자경험평가는 의료기관들의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긴다. 평가 결과가 언론에 공개되며 그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미 의원급 의료기관은 무한 경쟁 상태이다. 환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외래경험평가가 의원급 서비스 질 향상에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평원이 의사의 태도까지 평가하며 의원급 의료기관을 통제하고 규제하려 한다면 의료계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