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폐기물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RFID가 담긴 인증 카드만 있으면 언제든 가능했던 배출자 인증 방법을 ‘비콘태그’ 및 ‘전용 용기+전자태그’ 방식으로 변경한다. 그러나 비콘태그 공급업체도 적고 구입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도 마련되지 않아 의료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는 의료폐기물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폐기물 인계 인수 방식 개선안을 담은 고시안을 지난 4월 4일 확정·공포했다.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의료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2008년부터 운영해 온 무선주파수인식방법(RFID)의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고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 1일부터는 ‘비콘태그’를 이용하여 의료폐기물 배출자 정보인증 방식을 적용하고, 내년 3월 1일부터는 전용 용기에 부착된 스티커 형태의 전자태그를 인식하는 방식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RFID를 이용한 의료폐기물 인증 방식은 폐기물을 수집·운반자가 소각업체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배출 시기나 인계·인수량을 임의대로 올바로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해 전자태그가 부착되지 않은 의료폐기물이 섞일 우려가 존재한다. 비콘태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집·운반자가 배출장소에 직접 방문해야만 휴대용 리더기를 통해 배출자 정보를 인식시킬 수 있다.

또한, 의료폐기물을 소각업체가 입고하는 방식도 차량 단위 입고에서 폐기물 전용 용기 단위 입고로 변경된다. 현재의 방식은 의료폐기물이 입고 될 때, 보관창고에 설치된 리더기에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용 인식 카드’를 인식시켜 차량에 적재된 의료폐기물 정보를 일괄적으로 올바로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방식이지만 이 과정에서 전자태그가 부착되지 않은 의료폐기물이 함께 섞일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이에 환경부는 의료폐기물을 운반 차량에서 내려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소각업체 보관업체로 옮길 때 전용 용기별 부착된 전자태그를 리더기에 인식시킴으로써 전자태그 미부착, 인계정보 미입력 등 부적정 의료폐기물을 가려내 관리에 신경 쓰도록 했다.

이 외에도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등의 부족으로 인해 의료폐기물을 지정폐기물 소각업체에서 ‘비상 소각’하는 경우에 대한 폐기물의 인수·인계 방식을 명확하게 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 발생 시에도 의료폐기물 처리에 혼란이 없도록 했다.

환경부는 “배출자와 운반자 간의 휴대용 리더기를 이용한 의료폐기물 인계·인수과정에서 일부 분반자에 의한 허위 등록, 보관기간 초과 등 부적정 사례들의 발생을 해결하기 위해 고시를 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배출자가 태그 미부착, 운반자가 폐기물 수거 후 차량에서 태그 부착, 배출자 카드를 차량에 비치해 운반자가 인계내역 확인 처리, 인계내역 전송을 운반자 사업장이나 처리장에서 심야에 일괄처리 등 부적정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어 “배출자 인증용 카드 또는 시리얼 번호를 배출자와 운반자가 공유해 배출자 확인 없이 폐기물 인계서 생성이 가능해 허위 등록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배출자 인증 절차 투명성 확보 및 배출자와 운반자 간 의료 폐기물 인계·인수 시 모니터링 강화로 부적정 행위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관련 고시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의료기관의 경영악화 속에서 비콘태그 구입으로 인한 과도한 비용부담을 우려했다.

의협은 “현재 의료 기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환자가 감소한 다수의 의료기관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저수가 구조 하의 지속적인 경영난, 규제강화 등 행정적 압박으로 인해 경영난이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의료기관 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시 제정안에서 의료폐기물 배출자의 서명을 대신하는 비콘태그 인식 방법이 도입되면 의료기관은 비콘태그 제품 구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와 같은 수단으로 정책 효과성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특히 “비콘태그 제품 구입비용을 의료기관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비콘태그 구입비용 인하를 위한 방안 및 정부 지원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검토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