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는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국민이 적시 적소에서 적정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도서 지역은 의료기관이 섬 내에 없는 곳들이 많아 아파도 적시에 병원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섬 주민들을 위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병원선은 핵심 의료서비스이다.

그러나 이 병원선들이 수요 대비 공급을 충분히 못 받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병원선이 법적으로 의료기관이나 검진 기관 자격을 부여받지 못해 제도권 내에서 개선을 바라기 힘든 만큼 하루라도 빨리 법적 지위가 부여되는 것이 절실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병원선은 총 5대로 인천 531호, 충남 501호, 전남 511호, 전남 512호, 경남 511호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지리적 고립으로 인해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섬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지만 중요성과 높은 수요에 대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실제 이 병원선이 담당하는 진료 대상은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5400명에 달하지만 병원선마다 의료인의 수는 의사 1명, 한의사 1명, 치과의사 1명, 간호사 2~3명이 전부이다. 기타 인력을 총 합쳐도 전체 인원이 10명 남짓이다. 그럼에도 병원선은 연간 최대 14만명이 넘는 섬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고령화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인해 신규 병원선의 도입과 기존 병원선들의 추가 인력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운영과 관련한 명확한 법적인 근거가 없어 현실적으로 여의치가 않다. 현재 병원선과 관련한 제도는 보건복지부 훈령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전부다. 시설이나 인력과 같은 인프라 확보와 예산 확보·개선에 관련한 논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이다.

이제 병원선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동시에 관련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병원선을 의료기관으로 여긴다면 지역보건법 등에 의료기관으로 포함하고 운영에 관련한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법에도 요양기관에 병원선을 추가하는 한편 건강검진기본법에 병원선을 검진 기관으로 추가해 제도권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원선에 의료기관·검진기관과 같은 법적 지위가 부여되면 어촌지역의 섬 지역 만성질환 합병증 예방 및 조기 발견, 건강검진 수검률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